조선일보가 요새 좀 옳은 소리를 하길래 혹시 하는 기대를 가져보았다만 아쉽게도 요절할 가망은 없는 듯.
"검찰 길들이기…총장은 지휘권 거부해야" 같은 기사를 보면 왜 조선일보가 신문인지 무척 혼란스럽다. 이걸 신문이라고 불러도 되나? 이건 진짜 찌라시아닌가.
기사를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검사들의 반응이라고 나오는데 최소 김某 이某 도 아니고 "
대검의 한 부장검사" 라고 나오네. 기자가 검사하고 이야기를 했는지 그냥 소설을 썼는지 알게 뭐냐. 딱 하는 짓이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수준이로다. 거기다가
수도권 지청의 한 부장검사는 “국가의 안보와 관련된 국가보안법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검찰의 판단을 묵살한 것은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장관의 논리는 조폭이 조폭이라고 시인한데다 도망칠 우려가 없다고 해서 구속해선 안 된다는 식”이라고까지 말했다.
라고 썼네.
조폭이 조폭이라고 시인하고 도망칠 우려가 없는데 왜 구속해야 하는지 나는 정말 이해가 안된다. 누구 이해가 가도록 설명해주실 분?
천정배 법무장관 잘한다! 화이팅이다!!!
천정배 법무의 놀라운 정치감각. 에서 논한대로, 천정배 법무는 절대로 질 수 없는 고지를 점하고 있다. 명분을 쥐고 있고, 법을 자신의 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빈 검찰총장도 그렇기 때문에 고민이 컸을 것으로 짐작한다. 장고끝에 그가 내놓은 카드는 지휘 수용 후 사퇴카드.
조중동에서 이 일을 검찰의 정치적 중립훼손으로 몰아가려고 하는 와중에 하나같이 제시하는 예는 일본의 소위 조선외압사건이다. 수뢰정치인을 불구속하라는 지휘를 수용한 것이 일본검찰의 수치로 남았다는 것이다. 이래서 저것들은 신문이라고 볼 수가 없는 것이다. 한국의 예를 봐도,
정치인 및 기업총수는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크다. 뻑하면 미국으로 내빼서 돌아오지 않는 것을 봐라.
이건희 회장만 봐도 그렇다. 이건희 회장은 돌아오면 바로
구속수사해야 할 것으로 본다.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정구 교수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큰가? 증거인멸은 할 방법이 없고 도주할 생각도 없다고 본다. 게다가 월북하지 않는 다음에야 도주했다고 못잡아올까. 지금이 노무현정부이기 망정이지 한 십오륙년전만 같았어도 이근안 경감이 출장나왔을 사안이다.
농담도 아니고, 수뢰정치인과 사상범을 어떻게 비교하나. 저런 터무니없는 구속관행에 대해 적법하게 행사한 지휘권에 대해 치욕을 느끼는 검찰문화가 정말 조폭스럽다. 조폭스럽다는 것은 조직의 명령에 대해 이성적인 판단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조폭스러운 조직의 대표적인 예는 북한이 되겠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가 북조선의 모토인데 이렇게 한심한 모토가 없다. 당 무오론은 스탈린주의의 도그마인데 이것이 더 한심하게 심화된 수령무오론이 주체사상의 도그마이다. 이 도그마가 실제생활에 적용된 결과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명백하다. 검사동일체 란 것은 비유하건데 검찰무오론이나 총장무오론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겠다.
김종빈 총장에게는 이 조폭스러운 검찰문화의 압력이 더 부담스러웠을 법하다. 수용후 사퇴카드는 그가 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똘만이들 보는 데서 다른 사람에게 꼼짝못하는 꼴을 보인 조폭 보스가 어떤 꼴이 되는지는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 에서 잘 보여준 바가 있다. 으스대던 문성근 보스가 갑자기 나타난 옛날보스 명계남에게 두들겨맞고나서 조직이 어떻게 되는가 봐라. 그게 조폭문화가 가는 길이다. 조폭조직을 다스리는 방법은 명계남이 이야기한대로
"개새끼중엔 말야. 지가 똥개새낀지 세파트인지 모른놈이 있어요. 주제도 모르면서 세파트행세를 하는거지. 그런놈들은 답이없어. 빨리 지가 똥개새낀걸 알려줘야되." 가 정답이다.
그러나 이게 타당한가 말이다. 이런 조폭문화가 정부조직내에 있다는 게 말이되느냐 말이다. 그것도 합리주의와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으로 서서히 바뀌어가는 21 세기 대한민국에, 보스가 "법을 지켜라"는 합법적인 지시를 받았다고 발끈하는 것이 말이 되냔 말이다. 바로 이런 현실이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가를 절절하게 설명해준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