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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노무현에게 가장 필요한 것 (노하우21에서 펌)
시사종교 > 상세보기 | 2005-10-14 05: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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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64

제목

지금 노무현에게 가장 필요한 것 (노하우21에서 펌)

글쓴이

이주현 [가입일자 : 2000-12-14]
내용
서프라이즈와 함께 대표적 친노사이트라할만한 노하우21에서 "큰아들"이란 닉을 쓰는 분의 글입니다.



"지금 노무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성의 회복이다."



물론 전체 내용에 동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현실정치에 대하여

먼저 무관심과 불감증을 갖게 된 중요한 원인하나를 큰아들이라는,

이 무명의 네티즌은 명쾌하게 지적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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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이 국민대통합연석회의라는 것을 제안하자,한나라당은 이를 변형된 연정론이라며 비난하였다고 한다.



국민대통합 연석회의라는 것에서 어떻게 연정론을 유추해 낼 수 있을까?

내 아둔한 머리로는 감조차 안 잡힌다...이렇게 내숭을 떨어도 욕할 사람 없을 게다.



그러나 나는 그런 내숭 대신에,

연정론에 대하여 함께 반대했던 나와 한나라당이 그 이유에 있어선 전혀 상반되는 것이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되면서 씁쓸한 생각을 떨칠 수 없게 된다.

역시 한나라당의 진심은 자신들의 단단한 지분이 통합이라는 장애물에 의해

혹시라도 침범당하는 상황을 몹시도 두려워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나라당은 통합이 두려워 연정을 반대했던 것이고,

나는 국민분열을 질적으로 심화시킬 거라는 생각에서 반대했다는 것이다.



노무현의 진정성이 어떠한 것이든, 영남당 한나라당과의 연정 거래는

호남인을 비롯한 반한나라당측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당위적인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이다.

이것을 부인하는 놈은, 사정을 전혀 모르는 외계인이거나

내숭으로 사람 골탕먹이고 사는 것이 취미인 악질임에 틀림없다.



나는 호남인이 정치적으로 더 깨어 있다거나, 더 개혁적이다거나..그런 호남 예찬론자가 아니다.

차별의 세상에서 생존방식과 소수가 다수를 이기는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 쪽에 더 가깝게 있었을 뿐일 것이다.

또 넉넉한 사람들 보다는 팍팍한 사람들이 더 정치나 사회의 변화를 갈망하지 않겠는가?

그들이 지역이기심이든 뭐든 근본적으로 영남인들과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는가?

호남출신인 나는 호남과 관련하여 이런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다.



이것은, "호남인들이 90% 이상의 지지로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것에 대하여

후세인의 이라크국민에 빗대는 것도 부당하지만, 호남예찬론만으로 일관하는 것도

솔직하거나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라는, 평소의 내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그 90%에는 수많은 사연이 녹아들어 있었을 것이다.

노무현 말처럼 이회창 싫어서 찍은 사람, 김대중을 지키려는 생각에서 찍은 사람,

개혁을 위하여 찍은사람, 지역주의때문에 찍은 사람중에서도 영남과의 화해를 목적으로 한 경우,

영남에 대한 우월의식을 뽐내기 위한 경우, 영남을 이기기 위한 마음으로 찍은 경우 등

수 갈래로 나뉘어질 수 있을 것이다.



지적 또는 경제적 계층 등 다른 요소는 배제하고 오직 영남인과 호남인이라는 지역적요인만으로 볼 때

개혁후보 노무현을 찍은 표심과 수구꼴통 이회창을 찍은 표심의 질적 차이가 얼마나 될까?

노무현의 물음과 답에 나도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것은, 결과는 개혁을 지향하는 노무현의 모습으로 강고하게 나왔지만,

그 내면의 질은 복잡한 표심 만큼 취약하거나 가변성을 품고 있었다는 얘기도 된다.



이렇듯이 표심의 순결성에 대한 인식은 나와 노무현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 아시다시피 노무현의 생각은 스스로 여러번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련다.)

그러나 그것을 읽어내는 방법과 태도는 사뭇 다르다.



깊은 애정을 가지고 노무현의 태도를 봐준다면 "그는 너무 종교적이었다." 일 것이고,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그는 졸장부였다." 정도라고나 할까,



"정치인을 지지하고 투표하는 행위가 연인간의 사랑고백이나 절대자에 대한 신앙고백과 같을 수 없다."

"정치라는 것이 각자 이기심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합의하면서,

골고루 잘먹고 잘사는 쪽으로 나아가기 위한 제도이며, 선거란 그 제도에 있어서 유용한 수단이다."

이러한 사실을 나로 하여금 다시 떠올리게 하는 노무현은 졸장부임에 틀림없다.



호남의 내면적 표심이 어떠했든 결과는 개혁후보 노무현에 대한 절대지지였다.

그리고 그 지지가 품고 있는 방향성은,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옳은 방향이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 방향은 지역간의 소모적 대결을 피하자는 것이었으며,

자기보호 역량이 취약한 계층을 더 배려하자는 쪽이었으며, 민족자결을 바탕으로 한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것들은 지지자의 명분임과 동시에 대표선수 노무현과의 약속이기도 했다.



인간의 이기심을 채우기위한 전쟁의 대체재일지도 모르는 선거에 의하여 뽑힌 대표선수 노무현은,

지지자들의 내면세계까지 알려고 할 필요없이,

그들과의 그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면 족했다.

물론 그 약속에는 반대자에 대한 배려도 포함되는 것이 대의정치가 품고 있는 뜻일 게다.

반대자를 배려하면서 지지자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 노무현이 가진 제도적 역할이었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대표선수 노무현은 졸장부스럽게, 또는 졸부의 근성으로

표심의 순결성 타박이나 하면서 지지자를 이쪽 저쪽으로 갈라 세우지 않았던가?

물론 내면적 신앙심으로까지 노무현을 지지한 측에서야 홀가분하고 뿌듯한 일이었겠지만,

외관상 약속을 전제로 한 정치적 선택을 했던 투표자들 입장에선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강한 영남을 의식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했던 영남인 노무현에 대한 호남인들의 감정은,

복잡했던 표심보다 몇갑절 더 복잡해졌다고나 할까,



계륵처럼 버리지도 못하고 화끈하게 밀어주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한 호남인들에게 확실하게 갈 곳을 알려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갑자기 노무현은 눈물을 글썽이며 영남과의 연정을 하소연 한다.

아무리 차별에 익숙한 호남인일지라도 찢어 죽여야 했던 민주당과 연정의 대상 한나라당의 어제와 오늘을

견주어 보면서 약자의 서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한 쪽에 대해선 내면세계의 깊은 곳까지를 검열코자 했던 자가

또다른 한 쪽에 대해선 미워해도 좋으니 같이 가자고 하소연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그런 행동의 원인을 노무현의 그 눈물겨운 애향심 말고 어디서 또 찾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민주당 분당과 연정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호남인이 갖는 낭패감이 정당하다거나 틀렸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으로 그치고자 하지 않는다.



호남인의 그런 감정이 지나친 피해의식일 수도 있고 지역감정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피해의식이든 지역감정이든 호남인들이 실제로 갖고 있는 서운한 마음을 인정하고 배려하라는 얘기다.

겉으로 호남인은 성인 취급하고, 영남인은 어린아이 취급하면서

내용적으로는,실제로는 호남인들을 엿먹이는 짓은 이제 그만 멈추라는 것이다.

정치란 부족한 인간들끼리 골고루 잘먹고 잘살기 위한 제도이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지역을 포함한 집단의 역량에 있어서

약한 편에 더 많이 투입되어져야 하는 게 아니었던가?

우리나라에서 약한 편은 영남보다는 호남이다...라는 뻔한 사실을 상기시켜 주고 싶다.



연정론이 우리 국민을 심각하게 분열시키는 독이 될 거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강한 측에서 갖는 서운함은 쉽게 치유할 수 있다. 그러나 약한 측이 갖는 서운함은 쉽게 상처가 된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차별받던 호남이

몇백년만에 처음으로 타지역과 비슷하게나마 대접받게 된 시기가 얼마나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이렇게나마 되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눈물겨웠던가?



지금 우리나라의 사정에서 또다시 호남이 고립된다면, 상당한 기간동안 회복되기 힘들거다.

원하던 원하지않던 결과적으로

호남이 영원한 소수로 팽개쳐져 다시 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드는 자가 있다면,

내가 저주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며, 연정론이 얼마나 질적으로 심각하게 국민을 분열시키는 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이제 노무현이 국민대통합 연석회의라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나는 이런 제안에 반대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 제안이 갖는 순기능을 따져보기 전에 과연 노무현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국민은 어떤 국민일까?

이런 물음이 앞선다.



실제로 호남국민이, 노무현 당신이 생각하는 그것과 큰 차이가 안날 것이다.

이회창 싫어서 당신 찍었다는 것, 과히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런 호남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대중 싫어서 이회창 찍은 영남민도 있다.

노무현이 통합하고자 하는 국민에는 그런 호남인들과 영남인들이 함께 뒤섞여 있다는 말이다.



이런 국민들을 무슨 회의 같은 걸 만들어 그런 식으로 통합시킬 수 있을것이라고 믿을 만큼

노무현이 순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승부사 노무현이 무슨 의도를 품고 그런 제안을 했을까?

사람들이 의심하고 경계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나는 노무현이 무슨 복심으로 그런 제안을 했는지를 따지고 싶지 않다.

오히려 그 제안한 취지를 순수하게 받아 들이면서, 그 뜻대로 잘 되기를 바란다.



다만, 지금 왜 노무현이 항상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으며,

그가 추진하고자 하는 일에 동력이 붙지 않는지를 상기시켜 주고 싶을 뿐이다.

한마디로 노무현은 신뢰를 잃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말도 안되는 이유들로 지지세력의 분열을 조장하면서 정치공학적 계산을 즐긴 결과다.



더 이상 자질구레하게 설명할 필요 없다.

노무현이나 참여정부가 지금 이런 상황이었다면 어떠했을까?



(민주당은 분당되지 않았다.

유시민이나 김두관 등은 개혁당에 남거나 들어가서 영남 등에서 노무현정부를 측면 지원한다.

한나라당 일부 개혁적 의원들이 민주당이나 개혁당에 합류한다.

정몽준이나 김민석도 포용한다. 민주당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동교동계는 원로 또는 비주류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정동영 추미애 천정배 김영환 조순형 등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간다...)



이런 상황이었다면...궂이 연정제안 따위가 필요하지도 않았겠지만,

설사 그런 제안을 하였더라도 그 순수성을 의심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민통합 연석회의 라는 것또한 마찬가지였을 거고...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민주당을 깨 나가는 과정이나, 틀린 말도 아니지만..

소름끼치게 하는 호남표에 대한 소회를 피력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본 사람들한테

진정성을 믿고 함께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과신이거나 자신에 대한 오만함이다.

민주당이나 호남을 미워하는 사람들일지라도 이런 노무현을 환호는 할지언정

그를 신뢰하기는 힘들 것이다.



지금 노무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성의 회복이다.

연정 제안하고, 무슨 회의 제안하고..

쓸데없이 힘빼지 말고 지금이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왜 지지자의 60% 이상이 지지를 철회했을까?

곱씹어 보고 반성하면서 지지자 재결집에 나서야 한다.

지지자들의 신뢰가 있어야 반대자도 덜 의심한다.

그 신뢰가 개혁의 큰 동력이 될 것이며, 나아가선 연정이나 국민통합을 위한 유용한 배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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