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오디오 파일을 정조준한 정통 영국브랜드
프로악 리스펀스 D20R(리본트위터)
들어가면서
2016년 현재, 시장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기울고 있다. 핸드폰으로 유명했던 모토로라나 IBM, 샤프,볼보 등의 기업이 중국 자본이 뛰어들거나 중국화가 되고 있다. 물론 기술력이 뛰어나지기도 하지만, 그 브랜드가 갖고 있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디오 시장은 조금 더 심하게 자리잡는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지만 한국에서도 인기 있었던 모 영국 브랜드의 회사가 한국기업에 인수되었다는 둥, 필자가 좋아했던 미션, 와피데일 등의 저가지만 나름 성능이 좋았던 브랜드들도 대부분 중국이 인수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중국이 인수한 이후로 중국시장을 통해서 나온 상기 브랜드들을 들을 자신감이 없어졌던 이유는 전형적인 브리티시 사운드가 아닌 혼란스러운 사운드로 과거의 좋은 기억을 말소할까라는 이유 때문에 선뜻 손을 대기가 어려워졌다. 사실 이거 다 편견이자, 선입견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1990~2000년도 중반 이후까지 “Made in united kingdom"이란 네임벨류는 무척 컸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직하고 가구의 중후함과 무게감이 느껴졌던 영국 브랜드들이 아쉽게 무너져서 싸구려 플라스틱 인클로져로 무장하고 나온다는 것은 다소 서글픈 일이다. 물론 디자인적인 발달로 최근엔 직육각면체의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여러 가지 시선을 끄는 디자인이 주류를 이끈다. 그럼에도 과거의 직육면체의 고가가구와 같은 단단한 느낌의, 인클로져와 고집스러움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한때 복각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가 있었다. 스피커의 도면이 전면 공개가 되기도 했고, 유닛에 대한 정보와 구입이 손쉽기도 했었다. 재미난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형인 스피커를 능가하기는 거녕 비슷한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고 외관과 오디오 파일들의 허영을 만족시키는 정도 수준으로 끝이 났던 “프로악”. 뒤쪽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로는 설사 그 설계가 노출되더라도 튜닝기술만큼은 따라올 수 없기에 일부로 누출시켰다는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가 간혹 전해져 내려오곤 한다. 필자도 재미삼아 구해봤던 복각 프로악 2.5는 볼륨을 올리자 정체모를 스캔스픽 우퍼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나왔던 웃지 못할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지금도 신형 스피커를 볼 때 인클로져 기술과 어느 정도 충실한 튜닝이 되어져 있는가를 보는 것은 어찌보면 오디오인에 대한 하나의 고집스러움 일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써내려갈 프로악 리스폰스 D20R(이하 D20R)은 리스폰스 씨리즈로서는 엔드리급이지만 이러한 오디오의 고집스러움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리라 생각한다.
프로악 D20R 외관
단단하고 가볍지 않은 재질이라는 느낌이 늘 프로악 스피커들에서 느껴진다. D20R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굳이 소리가 아닌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기보다는 스피커 본연의 목적인 소리에 충실하다. 디자인이 떨어진다기보다는 클래식한 청취환경에 부담없이 녹아들 수 있는 싸고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물씬 풍겨준다. 필자가 사용했던 메이플 마감의 D20R은 리스펀스 씨리즈의 막내이고 체적공간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느낌을 아주 잘 살려주고 있다. 꼭 고집스럽게 직육면체만을 고집한 것만도 아니다. 하부의 디자인은 스피커 받침대와 같은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다. 후면부는 바이와이어링을 할 수 있는 4개의 바인딩 포스팅 단자가 세팅되어 있다. 사실 리스펀스 급만 되더라도 그다지 쉽지 않게 사용하리라는 생각을 감안하면 이러한 안배는 나름 도움을 주는 세팅이라 여겨진다.
그간 프로악 씨리즈와 확실한 차별점에 서 있는 부분은 아마도 리본트위터이다. 꽤 오래 전부터 맑고 깨끗한 고음이 인상적이어서 스피커를 제작하는 유저들과 젊은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던 트위터이다. 그간 프로악에서 채용했던 실크돔 타입의 트위터에서 획기적인 변화점이라고 여겨진다.그간 필자가 느꼈던 프로악의 성향은 Cool&Clear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편안하고 퍼지는 듯한 느낌의, 그러나 양감이 꽉찬 저역이었다는 느낌을 감안하면 의외로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었다. 돔 트위터는 우저역을 담당하는 우퍼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원형 보빈에 코일을 감아서 마그넷과 폴 사이에 운동을 통해 돔 타입의 콘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돔 트위의 경우 재료의 특성에 굉장히 민감하게 작용하며 성능이 결정된다. 입체감을 주는 특성보다는 청자의 귀에 직접적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느낌이 강하다. 반면 리본 트위터의 경우는 그간 스피커를 익숙하게 느꼈던 유저들이 보기에 이런 곳에서 시원시원한 저역을 뿜으리라 생각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멤브렌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돔 트위터와는 달리 입체적인 음감을 만들어낸다고 여겨진다.
프로악의 입장에서 이러한 리본트위터를 채용하는데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역려하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 그간 필자가 주관을 세웠던 ‘프로악’이라는 브랜드는 리본트위터와는 조금 거리가 먼,그러나 편안하고 장중한 소리의 성향이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그렇다. 그래서 두 마리의 토끼를 같이 잡자는 의지에서 두 개의 버전을 동시에 내놓게 되었다. 아마도 한동안 이러한 방향성을 지니게 되는 이유는 변화에 대한 유저의 갈망에 대한 충족이 가장 크다. 또한 선입견을 버린다고 한다면 입체감이 좋은 트위터의 특성 탓에 탄탄한 중역대와 입체감이 느껴지는 무대감을 형성하는데 오히려 도움을 준다는 것과 이러한 매칭의 조화는 철저히 스피커 브랜드의 기술적인 몫이기 때문에 오랜 역사를 지닌 프로악의 브랜드적 성격을 본다면 도전적이고도 기술력의 과시라는 부분을 어렵잖게 생각할 수 있다.(쉽게 우리도 이런 특성의 트위터를 자유자재로 매칭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느낌으로도 접근한다.)
과거 리스펀스 2, 2.5, 3.5, 3.8등의 씨리즈는 앰프의 조합이나 출력과 구동력에 신경을 썼다면 D씨리즈로 넘와어서는 대중적인 느낌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물론 전자의 스피커들이 출시되었던 시점의 앰프의 기술보다 최근의 기술이 진일보했고 효율이나 출력 구동력 면에서 월등해진 반면, 앰프의 사이즈가 작아진 특성도 감안했다. 냉정하게 D20R은 넓은 공간에서 장중한 대편성의 교향악이 그려지는 넓은 무대의 스피커는 아니다. 보다 현실과 타협하여 20~30평대의 아파트의 작은 공간이나 니어필드에서 규모에 비해 큰 사이즈의 무대감이 그려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리본트위터를 채용하게 된 동기도 최근 작은 공간에서도 하이엔드급의 고음질을 느끼는 특성을 감안해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고역의 특성은 화려한 차림을 가진 두 남녀가 존재하는데 서로 조화되지 않아 그림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으로는 다가오지 않는다. 말쑥한 정장과 양복을 차려입은 한 중년 부부가 산책을 하는 명화의 느낌처럼 현대적인 고역이 다른 대역대와 조화가 있고 과거의 구 모델에 비해 무대의 입체감은 상승하였다. 그간 프로악이 보여줬던 저역의 느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덴마크 모 오디오사의 돌덩이처럼 단단한 저역의 특성이 아닌 한없이 퍼지는, 그런다고 부밍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공간의 꽉참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많은 양의 저역을 내포하고 있다. 이 부분은 효율적인 앰프로 잡아주게 된다면 굉장히 크림빛의 저역에 몸을 맡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우리가 오디오를 막 접하거나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한없이 올라가는 초고역의 쾌감이나, 귀가 아닌 몸으로 느끼는 저음의 박력이다. 대부분 미니컴퍼넌트 시스템이나 TV같은 가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치스러운 소리를 느끼려고 하는게 오디오 파일의 원초적인 본능(?)이 아닐까? 재미난 것은 이 두 대역대 말고 실제로 꽉 찬 양감과 무게감을 주는 특성은 중역대가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유수의 브랜드들은 대부분 한순간 쾌감을 느끼지만 비만을 유발하는 듯한 중,저역대의 낙타형 파형을 지닌 시스템보다는 꽉찬 중역을 베이스로 한 고역이나 저역의 특성을 살리려고 노력한다. 스피커의 체적 공간을 감안한다면 전자의 경우는 북셀프에 해당이 된다. 후자의 경우는 대부분 전자의 경우와 합하여 톨보이나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의 특성에 해당된다. 이러한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D20R은 잘 따르고 있다. 저 브랜드의 특성상 한순간 밝게 빛나다 꺼지는 장비보다는 밝게 불타오르지는 않더라도 오랜 시간 향유할 수 있는 오디오라는 특성을 잘 이해한 제품을 내놓는 편이다. 그나마 대중적이었던 리스펀스 2.5가 2016년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이러한 브랜드의 특성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설은 이쯤 하고 D20R의 출생적 성격(?)은 대중화라는 점과 고급화라는 점의 경계점에 있다고 여겨진다. 가격장벽이 높은 상위모델에 대한 매력을 어느 정도 보여주면서도 그래도 “아 이 정도면 지갑을 열고 접근할 수 있어!”라는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한 모델이다. 냉정하겐 하나에 정착하게 보다는 다음 상위 모델로 가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모델이다. 물론 자신이 가진 공간(필자는 항상 늘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과 시스템의 규모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스피커의 한계점을 최후까지 뽑아낼 수 있는 유저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정도 스피커 급만으로도 충분히 고급소리를 출력해 낼 수 있다. 브랜드가 내놓은 미끼상품을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여 가격대 성능비 우주최강을 뽑아내는 것은 철저하게 이성적인 유저의 몫이다.
D20R로 음악 들어보기
처음 매칭은 무척 가벼운 시스템에서 들어보았다. 굳이 중고가 산정비로 따진다면 100만원 안팎이 될 분리형 시스템이라고 해둘까?
- 투애니 TD384 DAC겸 프리(볼륨단 이용)
- 트라움오디오 702s 파워앰프
- 데논 DCD-F109/PC-FI 트랜스포트
- 3X4X2의 청취공간
데논을 제외한 DAC와 파워를 보면 국내 오디오가 얼마나 눈부신 발전을 했는가를 어렵잖게 알아볼 수 있었다. 만약 소규모의 효율적인 시스템, 스피커는 너무 하이엔드급을 채용하지 않는다면 필자는 트라움오디오의 702s 파워를 모노블럭으로 약간 욕심을 낸다면 여기에 적당한 사이즈의 소규모 프리앰프와 TD384만으로도 혹자들이 말하는 “고급소리”를 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각설하고 이 정도 규모만으로도 D20R은 굉장히 듣기 좋은 소리를 내준다는 점이다.
웅산은 꾸준히 노력하는 재즈보컬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홍보하는 것이 음원이라는 점과 신 기술을 도입하는데(물론 기획사의 노력일지도 모르지만) 주저하지 않는다. 비교적 최근 2013년에 출시했던 음반이 HQCD에 DSD 마스터링까지 도입을 했다는 것을 봐도 이 가수가 척박한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재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I love you”라는 앨범의 타이틀 곡인 “I love you”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피아노 간주와 함께 여성보컬이 시작되며 끝없이 “I love you”는 한없이 올라가는 초고역이 느껴지진 않는다. 단지 동화나 드라마에 그려지는 꿀과 같은 달콤한 사랑이 아니라 사랑은 지극히 현실감으로 다가온다라는 느낌을 물씬 풍기는 곡이다. 이 곡은 단순 피아노와 바이올린 간주에 여성보컬로 대표되는 곡이다. 일단 중역대는 이 곳이 재즈카페 분위기를 연상시키며 악기와 보컬의 분할은 아주 명확하게 일어난다. 보컬은 정 가운데 중앙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뒤쪽 배경에 그려진다. 리본트위터의 특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구간이도 하다. 여름 끄트머리, 이제 막 가을에 접어들 때 이러한 소리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은 행복하다. TD384나 트라움 앰프의 다소 경질에 섞인 소리가 프로악과 만나면 상당히 순화되고 고급스러운 소리로 탈바꿈한다.물론 사이즈를 감안하면 트라움 앰프의 출력과 구동력은 경이적이지만 D20R이 이 정도로 쉽게 구동된다는 점은 브랜드의 철학인 손쉽게 고급소리에 접근한다는 점과 잘 맞아떨어진다.
2016년 여름 현재, 대한민국의 트랜드는 오리지널보다는 리메이크가 강세이다. 귀에 익은 노래를 다른 색깔로 접근한다는 점과 낯설음의 모험을 피하고자 한다는 점, 그간 보컬들의 기교가 엄청나게 향상되서 여러 가지 어쿠스틱이 탄생될 수 있다는 점이다.요즘 20대에게 “붉은 노을”의 가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이문세보다 빅뱅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이러한 신세대적인 감각과 보컬의 능력을 겸비한 그룹 “윈터플레이”가 떠오른다. 무려 1961년도에 발표된 “노란샤스의 사나이”를 2013년도 출시한 앨범에 끼어놓을 생각을 할 용기가 어디서 났을까? 결과물은 엄청나다. 아카펠라를 연상시키는 남성보컬의 간주와 기타를 바탕으로 시원시원한 여성보컬의 귀에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박수와 기타, 그리고 간간히 들려오는 고함소리가 여성보컬의 소리를 잡아먹지 않는다. 오히려 입체감이라는 특성을 잘 살려 보컬과 각 소리의 배치가 오디오 파일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이 스피커의 특성은 비교적 최근 녹음된, DSD라는 특성을 무척 잘 이해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두 번째 시스템은 아주 간편한 원브랜드 시스템으로 가본다.
- Aurender X100L+X725 앰프, 뮤직센터
- 3X4X2의 청취공간
국내업체인데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있는 브랜드이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A4 용지 2/3 밖에 안되는 사이즈의 앰프가 구동력을 엄청나게 요구하는 스피커를 너무 가볍게도 울려낸다는 점과 고급스러운 소리가 매력적이라는 점과 뮤직센터와 앰프가 하나의 몸체로 되어 작동을 한다는 점이었다.더욱이 X725는 DAC 내장으로 DSD음원도 기술적인 어려움 없이 손쉽게 출력해 낸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D20R보다 훨씬 어려웠던 스피커를 손쉬게 구동한다는 장점과 소리가 다소 경질이어서 날카롭게 느끼는 사람들은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매칭을 해본다.
다소 오래된 음반이지만 장시간 음악을 듣거나 중세적인 아름다움을 느껴보고자 한다면 필자는 스테파니 그론도나의 “토레스의 기타”를 선택한다. 스테파노 그론도나라는 연주자가 국내에 이름을 퍼치게 된 것은 아마도 "토레스의 기타"라는 음반 때문이다. 가끔은 너무 자극에 지쳐 편한 음악을 찾는 오디오 유저들 사이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회자된 음반이기도 하고, 장대건의 기타 연주에 조금 더 깊이와 감성을 가미한다면 이런 연주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클래식 기타의 교과서적인 측면을 강조한 음반이다. 전체적으로 귀에 익은 노래들은 아니지만, 음악을 잘 몰라도 쉽게 와 닿을 수 있는 배경음악과 반면 공간감과 같은 느낌을 잘 살리고 있고 해상도가 있으되 자극적이지 않은 이 음반은 리본트위터의 특성과 음분할로 굉장히 편안하게 좌우한다. 두 세개의 기타소리가 자칫 잘못하면 혼성으로 섞여 불편한 소리가 만들어진다면 그 입체감으로 한올한올 소리를 분할해 낸다는 점과 중간중간 연주자의 호흡, 그리고 무대 분위기가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토레스의 기타 이후에 나온 "바로크 이미지"나 로베트가 편곡한 "알베르토와 그라나도스" 역시도 보편성보다는 특수성이나 매니악한 느낌과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편안함을 공존시킨 음악으로 포장을 했다.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한때 해외음반으로 인기를 끌었던 “아르믹”이라는 기타 주자가 있다.요즘처럼 불볕더위일때 자주 애용하는 판들이 라틴 계열의 음악이라는 특성과 시원시원한 현의 튕김과 강렬한 태양, 그리고 한잔의 시원한 청량음료 같은 느낌이 좋아서일까? 처음에 이 음반을 동호분에게 소개했을 때 이런 계열로는 "알 디 메올라"가 주류였고, 그나마 신선하게 와 닿았던게 "제시 쿡"이었던 기억이 나는데, 기타 매니아에게는 그냥 그저 그렇더라도 그간 듣지 못했던 신선하고 경쾌한 라틴기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인 음악은 메인 기타, 서브기타, 그리고 몇 종류의 타악기를 바탕으로 한 남아메리카 느낌이 물씬 풍겨져 나온다. 타악기의 타격감도 시원시원하고 보편적인 POP&Rock에서 느껴지지 않는 다소간의 이질감이 그다지 싫지 않게 느껴진다. 자칫 잘못하거나 구동력이 떨어지는 분리도의 시스템에서는 듣기 싫은 고음으로 작용할 이 음반이 이 스피커의 시스템에서는 고급스럽고 작렬하는 남미의 한 해변가와 여름이 가는 아쉬움을 자아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작은 퍼브나 술집에서 요란한 옷을 입고 연주하는 연주자나 이 음반의 주 배경이 그리스의 모 섬을 하는 것처럼 그리스 스타일의 느낌도 난다.
이쯤 되면 기존의 프로악 유저들이나 프로악을 동경하던 유저들은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이 시스템에서는 기존 프로악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선곡들로 테스트를 해보았다. 프로악도 “변화”라는 부분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자신의 색조를 잃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과 시장과의 타협을 시도하기 시작했다고 필자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후 독일 브랜드의 BMC PureAmp, DAC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실내악을, 동일한 영국브랜드의 Chord indigo+SPM5000mk2 시스템에서는 연결해 보았고 그간의 프로악의 행보가 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의 선곡의 폭이 좁았던 것에 비해 다소 올라운드적인 성향을 가지게 된 것이 D20R의 특성이 아닐까?
요 약
- 하이엔드의 유년기 스피커라고 해둘까요?
- 이 스피커의 키워드는 리본트위터여요.
- 상당히 입체적인 성향의 소리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 프로악은 프로악이네요.
- 잘만 운용하면 오래 질리지 않고 들을 시스템이여요.
- 구동이 과거의 리스펀스 씨리즈에 비해 압도적으로 쉬워요.
- 작은공간에서 극대 효과를 내주기 좋은거 같아요.
마치면서
오디오 시장을 보고 있으면 축소되어 가고 있고 새로 유저들이 유입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한국보다 훨씬 오래 전 유럽의 오디오 시장은 이러한 부분을 맛보았고 대응책으로 다소 고가의 취미로 여겨졌던 오디오를 비교적 문턱을 낮추되 고급화한 시스템을 선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리스펀스 씨리즈의 막내는 2였고 북셀프였다면 톨보이의 새로운 막내인 1.X 버전을 만들고 가격을 낮게 책정한 것도 이러한 의도라고 여겨집니다. 이러한 특성을 가장 잘 반영했고, 최근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DSD라는 특성을 무척 잘 이해하고 만든 스피커가 아니었을까요?(모든 리본트위터를 채용한 스피커가 DSD를 의식하고 만든건 아니라고 여겨지지만...)
이 글이 여러분의 오디오 라이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