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글에 대해 부담이 있어 삭제하였다가, 괜찮은 제품에 대한 소개가 나쁠 것은 없을 것 같아 몇가지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1. 겉모양 관찰:
보우 어쿠스틱의 MC 승압 트랜스를 구입했네요. 속을 보았더니 이렇게 생겼네요.
니켈 상자를 이용하여 트랜스를 차폐하였나 봅니다. 특이하게도 기판위에 트랜스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묵직하고 박스 모양치고는 나름 잘 생겼습니다. 해머톤 도장에 앞/뒤로 붙은 패널이 디자인을 살려 주네요.
앞면입니다.
뒷면입니다. 50옴과 20옴을 별도로 연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둘이 동시에 사용되어서는 안되겠지요.
윗면입니다. 묵직한 해머톤이 돋보입니다.
아랫면입니다. 고무 재질의 발이 4개 달려 있습니다.
보우 포노 앰프인 스윗박스와 함께 한 사진입니다.
이번 관찰에 사용된 데논의 DL-103R 카트리지입니다.
알루미늄 껍데기를 해외에서 구입하여 원래의 플라스틱 껍데기와 교체하였습니다.
DL-103도 똑같은 알루미늄 껍데기를 씌어 놓았습니다.
소리요? 주관적이죠 머. 제 귀에는 좋습니다.
2. 스펙에 대한 관찰
스펙엔, 20옴과 50옴의 로딩 임피던스를 지원한다고 되어 있네요.
그런데 승압비는 15배라고만 되어 있어 뭔가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동합니다.
그래서, 창고에 박혀 있는 오실로스코프랑 함수 발생기를 꺼냅니다.
20옴 소스에 0.2v의 전압을 인가합니다. 헉, 출력단에는 8.78v가 뜹니다.
대충 43배의 권선비로 코일을 감았는가 봅니다.
이번에는 50옴 소스에 226mv의 전압을 인가합니다. 출력단에는 6.12v가 뜹니다.
대충 27배의 권선비에서 탭을 내었는가 봅니다.
그럼, 광고 스펙에 있는 15배의 승압비는 무슨 내용일까요?
다음 차트를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오실로스코프를 이용한 실측 데이터를 나타낸 표입니다.
위의 노란 동그라미안에 있는 숫자들은 각각, 트랜스의 출력에 47k옴이 로딩되어 있다고 가정했을 때, 20옴 단자의 1차측 로딩 임피던스, 50옴 단자의 1차측 로딩 임피던스입니다.
즉, 카트리지에서 보는 트랜스의 임피던스가 되겠네요.
위의 파란색 동그라미 표시 부분들은 실측된 승압비를 나타냅니다.
저항이 맞는 것들이 없어 출력쪽에는 48k옴, 카트리지의 내부 임피던스를 표현하기 위한 저항은 DL-103의 경우 33옴, DL-103R의 경우 15.5 옴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굳이 복잡한 계산을 하지 않더라도 위의 표를 보면
카트리지가 33옴이고 승압 트랜스의 50옴 입력단자에 연결하였을 경우, RMS 승압비는 14.22배가 나옵니다.
카트리지가 15.5옴이고 승압트랜스의 20옴 입력단자에 연결하엿을 경우, RMS 승압비는 17.39배가 나오는군요.
평균해서 15.8배의 승압비가 나오고 대충 광고 스펙에 나온 15배의 승압비에 맞는 것 같습니다.
데논에서 만든 DL-103용 승압 트랜스들의 권선비를 보면 10(1:10)배 정도이고 실사용 승압비는 7~8정도로 더 떨어집니다.
승압트랜스는 승압비가 높을수록 비싸다고 하니 보우의 이번 승압트랜스는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그리 높은 가격이라고는 생각 되질 않는군요.
몇가지 관찰한 것이 더 있긴 하지만, 굳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 데이터 관찰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3. 개인적인 느낌
보우 신형 포노와 보우 승압을 함께 사용했을 때 제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청량하고 맑은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선지 재즈를 들을 때 보면 각 연주자들의 위치가 선명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청량하고 맑은 느낌이면 전제적인 음색이 가볍고 날린다는 느낌이 함께 오는데 반해, 이 조합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촉촉하고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신기하더라구요.
아침 하늘에 동이 트고 난 후, 아침 이슬 같은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맑은데 촉촉한!!!
이미 고가격대의 훌륭한 승압트랜스와 고가격대의 고결한 카트리지를 사용하시던 분들께서는 굳이 관심을 가지실 필요는 없구요.
중가대의 그럭저럭 들을만한 턴테이블과 데논 103/103R을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또는 중가대의 그럭저럭 들을만한 MC 카트리지를 보유한 분들이라면, 100만원(이 좀 안되기는 하지만)을 투자하실만 하다라는게 제 의견입니다.
4. 권장
보우의 이번 승압 트랜스는 이런 분들께서 좋아할 수 있겠습니다.
1. 데논의 DL-103R을 사용하고픈데, 마땅한 승압트랜스를 찾지 못한 경우
2. 데논의 DL-103과 데논의 기존 승압 트랜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앰프 볼륨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불만이 있으신 분.
3. 귀가 아프지 않고 하늘 하늘 피어오르거나 가슴을 애절하게 만드는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싶은 분
4. 데논의 카트리지에 잘못 매칭된 승압을 쓰는 바람에 피아노 연주 들을 때 링잉때문에 머리가 아프신 분
5. 데논의 카트리지에 잘못 매칭된 승압을 쓰는 바람에 고역이 멍청하게 들리는 분
6. 사용하고 계신 시스템이 쿨 앤 클리어 성향이지만, 좀더 따듯하고 풍성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원하시는 분
5. 주의 사항
그리고, 데논 승압을 쓰시던 분들이 보우 승압 트랜스를 구매한 후 오해하실만 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승압 트랜스는 기존의 데논 승압과 달리 실제 권선비가 대단히 높습니다.(3배에서 4.5배 정도) 따라서, 외부에서 유입되는 교류 험 또한 증폭되는 비율이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권선비가 높은 승압 트랜스들이 외부에서 유입되는 교류 험에 대하여 많이 약합니다.
보우 승압 트랜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사용하실 때는 앰프등의 전원에서 되도록이면 멀리 떨구어 놓습니다.
근데 볼륨을 끝까지 올려놓고서는 (동네에서 탄핵당함) 왜 이렇게 험이 나는거야? 하시면 곤란합니다.(이런 분들 은근히 있습니다.^^)
실 가청대에서는 거의 험이 들리지 않습니다.
험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부분이 있는데, 승압 트랜스와 포노 앰프, 포노 앰프와 프리(또는 인티) 앰프를 연결시 차폐(쉴드)가 매우 잘 되어 있는 인터케이블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소신호를 크게 증폭하다 보니까 외부 노이즈가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아주 골치가 아프거든요. 비싸고 고급진 케이블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저렴하더라도 차폐가 아주 잘 된 것들이요.
그리고 승압 트랜스와 포노 앰프 사이에는 웬만하면 포노 전용 차폐 케이블을 연결하시기 바랍니다. 포노 전용 케이블은 선간 정전 용량등이 일반 RCA 언밸런스 케이블보다 더 작은 선재를 이용하여 소신호에 적합하게 만들어 진답니다. 물론 차폐는 100%되어야 하구요.
그리고 보우의 승압 트랜스와 포노 앰프는 작은 볼륨에서도 음이 크게 나오므로, 낮은 볼륨에서의 좌우 편차가 크거나 분리도가 떨어지는 앰프에서는 스테이징 표현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6. 뻘쭘...
보우 어쿠스틱이, 질 좋고 예쁜 포노 앰프와 질 좋고 멋진 승압 트랜스를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오디 오파일들에게 공급하는 모습이 예뻐서 주제넘는 글 한 번 씁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수정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