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잡아라'라는 매력적인 제목에 이끌려 구입한 책.
일단 결론부터 얘기를 하자면 마크 카츠는 포노그레프가 음악을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레코딩이 시작되면서 음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바뀌었고 그 영향력이 작곡가나 연주가에 까지 미쳤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하나는 레코딩된 연주와 실황은 염연히 다르다는 것. 스튜디오에서 레코딩을 위해 연주한 음악과 실황은 둘 다 서로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구분해야 한다. 실황에 가까운 스튜디오 음반도 없으며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음반 그대로 실황에서 연주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그 둘을 비교하는 것도 무의미한 일이라고 얘기한다.
또한 바이올린의 비브라토는 축음기때문에 탄생되었다고 말한다. 한때 특수한 효과로 여겨졌던 비브라토가 이제는 바이올린 연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본 요소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녹음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녹음은 기록을 넘어서 현실 음악을 변화시키는 힘인 포노그래프 효과를 가지며 녹음을 스스로를 넘어선다. 실재로 우리들이 접하는 음악들은 대부분이 레코딩을 거친 것들이다. 현실적인 악기로 음악을 접하는 것보다 간접적인 매체를 통해서 음악을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우리에게 음악은 녹음 그 자체라고 저자는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을 간단히 쓰자면 아무리 좋은 하이파기 기계라도 음악을 실재적인 연주와 완벽하게 똑같이 재생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레코딩된 음악은 콘서트나 연주 실황과는 또 다른 음악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그 둘은 전혀 다른 음악으로써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 오디오는 기계적인 의미에서는 그 사이의 간격을 좁혀주는 어느 정도의 구실을 할 뿐이다.
책 중반은 좀 지루하지만 풍부한 자료와 저자의 시각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