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TV 뉴스 보니 오늘 청계천행사 한다고 난리군요.
대통령도 오시고.....완전 축제 분위기 입니다.
이명박 시장 대권가도에 제트엔진을 단 모양새 입니다.
TV를 보고 있으니 이명박 시장....대선때까지 청계천복원을 자신의 업적으로
두고 두고 울궈먹을 뻔한 정치행태도 훤히 보이고
청계천이 복원되기까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을텐데
이렇게 국민들이 웃고 떠들어도 되겠나 싶어 TV 끄고 컴퓨터 앞에 않으니
순영님이 청계천에 관련된 글을 올려 주셨네요.
지금은 서울시민이 아니지만 지난 10년간 청계고가도로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청계천 옆 을지로에서 10년간 근무하고 생활하면서 청계천복원인지 개발인지에 대한
감회(?)가 남달라 잠시 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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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동안 청계천 주변에서 먹고 살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어떻게 서울 시내에 이런 슬럼가가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밤이 되면 남자인 저도 혼자 돌아다니기 겁날 정도로 슬럼화되버리는 거리...
아니 저희 남자 직원들이랑 같이 다녀도 무섭던 거리....
을지로에서 밤늦게 일을 끝내고 종로에 나가 술이라도 마실까 하고
종로로 가다보면 청계천을 지나가야 하는데 밤 12시가 넘어가면
마치 영화 신시티(?) 같은 곳을 지나는 듯 합니다.
도로에는 온갖 쓰레기가 난무하고 가로등 하나 제대로 없고 가끔 지나치는 술꾼들...
어쩌다 지름길로 가려고 골목길로 들어서면 너무나 복잡해서
처음가는 사람은 헤매기 일쑤죠.
(저는 12시 이후에는 아무리 지름길이라도 골목길로는 안들어 갑니다. 무서워서 ^^*)
정말 살벌하고 황폐하죠....대한민국 수도 중심부에 어떻게 이런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청계천주변에서 생활하는 10년동안 한번도 안해본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럼 낮에는 ????
교통혼잡의 대명사죠...특히 길옆 가게들의 화물상하차용 트럭들의 불법주차는 가히 가공할 수준입니다. 뒤에서 빵빵대던 말던 실을 짐 다 실고 내릴 짐 다 내리죠^^*
특히 청계고가도로....붕괴위험이 있어 1톤 트럭도 통행불가로 알고 있고요...출퇴근시간에는 거의 주차장수준입니다...뭐 서울시내 도로가 다 그렇지만...동대문주변은 가히 주차장 수준을 뛰어넘구요....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미국인들과 미군부대차량들은 청계천을 출입금지 지역으로 정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청계고가도로의 붕괴가 예상되고 복개된 청계천에 가스가 차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청계천주변 사람들은 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을지로 쪽 청계천주변을 많이 가서 그나마 낫지만 동대문쪽 청계천은 더 가관입니다.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시장건물/아파트건물....
지나다가 보면 과연 저런곳에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1950년 6.25 전쟁 끝나고 막 바로 지었을 법한 상가와 건물, 아파트.....
재개발하기에는 골치아픈 일이 너무 많을 것 같으니까 서울시에서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 싶은 생각 참 많이 했었습니다. 주변 상인들 역시 이런 낙후한 환경을 당연시 하고 재개발 같은 것은 턱도 없다고 하더군요...건물주나 상인들의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해 재개발은 절대 불가라고 하더군요..^^*
저는 이번 청계천복원이 잘한 것이든 못한 것이든 어떻게든 반드시 했어야 할 사업이었다고 생각하고 이명박시장은 그전의 조순/고건등 역대 서울시장들이 못해낸 일을 과감히 해낸 것만으로도 나름대로 평가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청계천복원으로 그곳에서 장사하던 서민들은 피해를 봤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청계천이 복원되서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리면 그전보다 더 장사가 잘 될 것입니다. 그걸로 만족해야되는 것 아닌지????
서민이나 영세상인들의 피해로 청계천복원의 의의를 깍아내리려 한다면 그 어떤 정부정책도 실행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다못해 참여정부에서 그나마 잘했다는 성매매방지법도 사창가 주변의 영세상인들의 생계를 무시하고 시행되지 않았는지요.
어떤 분들은 너무 인공적이고 단기간에 끝낸 졸속공사가 아니냐 하시는데....
공사기간동안 상인들의 피해가 엄청 컷을텐데 자연친화적으로 제대로 공사하겠다고
5년 10년 마냥 끌고 갈 수가 있었겠습니까?
어느분은 또 예산의 낭비를 말씀하시는데....어차피 그 돈 청계천에 안썻어도 서민들에게 절대 안돌아갑니다. 멀쩡한 보도블록 뜯어내고 새로 까는 데 쓰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봅니다 ^^*
나름대로 청계천 복원을 통해 제일 큰 혜택을 보아야 할 사람들은
공사기간내내 엄청난 재산상 손실을 감수한 상인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공사기간 질질 끌다 그 상인들 다 망해버리면???
공사시작 하기 전에 상인들에게 언제까지 공사끝낸다고 약속하고 그들의 이해를 구했을텐데...서울시 입장에서는 최단기간을 제시하고 공기단축하기 위해 당연히 서둘렀겠지요.
저는 이명박시장이 청계천복원을 정치적으로 너무 심하게 울궈먹지만 않는다면
청계천복원은 사소한 몇가지 문제를 제외하면 성공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사기간중에 몇번 가봤습니만 하천자체는 생각보다 상당히 초라하더군요^^*
하지만 청계천에서 생활해 보지도 못했으면서 단순히 하천의 규모만을 가지고
사업의 성과를 논하신다면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시는 겁니다.
그 조그만 하천으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고 그곳 상권을 키우고 경제를 살릴겁니다.
하늘을 가렸던 시커먼 흉물이 사라져 버렸으니 그 흉물밑에서 더럽고 지저분하게 운영되던 가게들이 점점 밝은 하늘밑에서 새단장되어 서울시내의 명소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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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청계천부근에서 10년간 살아봤던 서울시민(당시에는^^*)으로서
청계천복원 논쟁을 보며 느낀 생각을 그냥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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