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말하는 리뷰 보다는 간단하게 표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너무 길어졌네요.)
간단하게 오보에를 요약한다면, 기존 액티브 스피커나, 사운드바 류의 기기들이, 컴퓨터 스피커를 진화시킨 것에 불과하다면, 오보에는 하이파이 스피커를 기반으로, 사용성을 추구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기기를 켜고 음악을 재생하자마자, 약간 이질적임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디지털적인 음색이 바로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묘하게 에어리하고 투명하고 매끄러운 소리가 느껴집니다..
반응은 빠릅니다. 초 하이스피드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들을 때 부족함은 없습니다. 역시나 타격감도 괜찮은데, 근데 뭔가 허전함은 있습니다. 저역의 한계만은 아니고, 약간의 허전함... 스피커 용적이나 유닛을 감안해야겠죠…
지금 부터 말씀 드리는 것이 오보에의 대표적인 장점이되겠네요. 소리가 뒤로 쭉 빠지면서, 음장이 아주 좋다는 것 입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를 볼 때 현장감이 아주 좋습니다. TV, 사운드바 대신 사용하면 정말 환상적이죠. 그 어떤 사운드 바보다 멋진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쫙 펼처지는 음장, 반응속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음에, 플러스 현장감이 더해지니… 이건 뭐… 아쉽게도 저역은 모자랍니다만, 워낙 앞에 언급한 것 들이 출중합니다. 너무나 출중하죠.
디지털 크로스오버.. 처음 경험했고, 기존 네트워트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할 것만 같습니다. 예전 고차 필터가 좋다고 하던 분위기가 있었죠. 그 때도 솔직히 고차 필터가 왜 좋은지 알 수 없었습니다. 들어보면 별차이가 없었거든요. 차라리 유닛 좋은 게 낫지, 필터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물론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듣기 좋은 소리, 자연스러운 소리가 제일 좋습니다. 스펙 이해할 시간에 소리를 들어보면 답 나오잖아요. 그런데 디지털 크로스오버는 좀 다르네요. 디지털 앰프에서 나오는, 그 이질감을 완벽하게 좋은 느낌으로 바꾸어 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오보에는 귀에 꼽히거나 딱 마음에 드는 음색은 아니지만, 듣고 있다 보면 전혀 존재를 인식 할 수 없고, 편안합니다.
유닛의 한계를 극한까지 끌어낸 듯합니다. 유닛 가격은 총 150불 정도하는 어찌보면 저렴한 유닛의 조합으로 이런 소리가 나온다는게 놀랍습니다., 디지털크로스오버와 튜닝의 힘으로 밖에 볼 수 없네요…
이제 몇가지 단점을 볼까요…
우선, 스피커 좌우를 연결해주는 케이블이 18awg *4c 케이블인데 좀 더 두꺼웠으면 합니다.
케이블 자체 무게 증가 때문에, 북셀프 스피커, 게다가 이런 사용성을 무시할 수 없는 제품에는 문제가 생길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리는 오디오파일이니까요.
TV와 연결 시 가끔씩 광입력 신호를 바로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스피커 전원을 껏다켜면 바로 인식을 합니다만, TV가 문제인지, 스피커가 문제인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기 언급했듯이 매력적이고 확 빨려드는 소리는 절대 아닙니다. 오보에는 굳이 분류하자면 음장형 스픽이니까요. 약간 이질적이면서 극도의 자연스러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자극은 없고, 들으면 들을수록 괜찮네.. 좋네… 를 연발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절묘하게 맺혀지는 포커스와 넓고도 넓게 그려지는 음장은 정말 꼭 들어보셔야 합니다. 기존 북셀프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느낌입니다.
리모컨… 아.. 리모컨에 대해서는 뭐 할말은 없습니다. 지향각이나 감도나 다 좋습니다만.. 디자인이 다 깍아 먹네요..
다시 돌려보내려고 포장을 하면서 참 아쉬웠습니다. 편의성에 이 정도 음질을 보여준 기기는 지금껏 접해 보지 못했거든요. PC에 붙여 놓기 보다는 그냥 집안 거실에서 자유롭게 울려주는 메인 오디오 디바이스로 두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강했습니다. TV 사운드 바 대신에 쓰고 싶다는 느낌도 강했고요. 얼마 전에 차만 안 샀어도…
리뷰 제품 몇 번 사용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기대 이하라서 리뷰를 쓸 수가 없었던 기기도 있었지만, 이토록 갖고 싶었던 기기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지금껏 해온 오디오를 접고, 오보에 하나로 가볼까라는 생각이 지금도 간혹가다 머릿속을 맴도네요. 하루에 몇시간 듣지도 못하는 기기들 보다 이런 디바이스 하나면 끝일텐데…
어찌보면 쉽게 한 방 지르기는 어려운 가격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용성, 범용성, 편의성이라는 측면에서, 게다가 실제 예상 사용시간에 있어서는 오보에가 압도적으로 높지 않을 까란 생각을 아직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요즘 너무 힘들고 바쁜 생활을 하는지라 두서가 없습니다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