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가 큰 넘 졸업식이었습니다.
태어난게 엊그제같은데 이젠 고등학생이 된다니. 세월 참 빠릅니다.
애비를 닮아서 음악을 좋아하는 아들 녀석에게 전 졸업선물로 헤드폰을 선물해 주기로 마음 먹었죠.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이 아이 귀에도 좋을것 같아 전 가급적 헤드폰을 쓰라고 얘기합니다.
큰넘 쓰라고 사준 헤드폰이 2개나 있음에도 좋은 소리는 어쩔 수 없는지, 녀석은 사실 집에서 제 701헤드폰을 주로 쓰더군요. 뭐......선만 끊어먹지 않으면 되지만 말입니다.ㅎㅎㅎ
제가 운동할 때 쓰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보고 가끔 제게 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헤드폰도 이런거 있음 좋겠다고.
뭐...... 그냥 사달라는 얘기보다 무섭더군요.
졸업, 입학인데 다른거 필요한 것도 없어보이고 블루투스헤드폰을 사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빠가 사준 나름 준수한 헤드폰을 쓰던 아이에게 중국제 몇만원짜리 블루투스 헤드폰을 사준들 성에 차겠습니까? 그런걸 사주면 저같아도 실망과 배신감을 느끼기에 충분하겠더만요.
이거 저거 알아보니 사실 마음에 들만한건 기본 30만원대. 부담가는 금액입니다.
10만원대 언더로 보니 마음에 안들고. 괜히 샀다 그 돈만 버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싸다는 이런 제 마음을 아는지 이거다 싶은 한방을 제게 날렸습니다.
AKG Y50BT. 가격 198000원.
판매글에 나와 있는 스펙이나 가격 모두 흡족했습니다. 제품 정보를 알아보려 구글도 돌려보고.
여기 저기 알아보니 해외 직구가보다 일단 저렴했습니다. 거기다 AS도 되는 국내정식수입 정품까지.
언젠가 제게서 떠나갔던 지름신은 그렇게 다가오더군요.
얼지 마. 죽지 마. 부활할거야.
제게 속삭이며 말입니다.
어제 택배를 받고 입이 찢어지라 웃는 아들녀석은 마냥 행복해 했습니다.
그래. 20만원짜리니까 좋지?
너도 이제 아무거나 막 쓰는 나이는 지났구나. 생각이 들더만요.
뭐...... 더 크면 벌어서 니가 사라.
남자는 블랙. 아이도 검정을 좋아하는지라 검정을 주문했습니다.
오디오는 박스 까는 맛인데.
아들도 제가 하는걸 보고 조심스레 개봉을 합니다.
헤드폰을 판매하는 브랜드는 정말 많습니다만, 최근 들어 AKG 제품을 많이 사게 되었습니다.
다른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엄청난 가격에 판매하는 와싸다 덕분이죠.
익히 알고 있는 제품들을 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하는걸 보면 심쿵해 질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AKG제품들은 다른 브랜드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브랜드만의 소리 특성이 있습니다.
선명한 중고역대와 부풀리지 않은 저역대. 개취겠지만 AKG의 소리가 전반적으로 제게 맞더군요.
디자인을 앞세우고 벙벙거리는 저역대의 10-20대 취향 제품들은 어우. 끔찍하거든요.
페어링을 해서 소리를 듣더니 아들이 놀랍니다.
아빠. 블루투슨데 소리 되게 좋아요!
그래. 그렇겠지.
새거에 좋은거 사줬으니 뭔들 안좋겠냐.
당연히 저도 들어봤습니다.
어. 어. 왠 열.
응팔에 달고 나오던 쌍팔년도 유행어가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습니다.
이거 뭐지. 블루투스인데.
아이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된 "취향저격"이라는 곡과 "오늘부터 우리는" 두 곡을 들었는데 이게 블루투스 음질인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애덜 노래가 좋은건가?
바로 제 폰에 페어링 시작.
평소 즐겨 듣는 음악들을 차례로 들어보기 시작합니다.
지니에서 스트리밍으로도 들어보고 음질 좋은 파일들로도 들어보았습니다.
좋습니다.
제 아들은 제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비에 그 자식인지 나름 소리에 민감한 아들넘은 그냥 새거라 좋다고 한게 아니었습니다.
아들아. 이거 내일까지 아빠가 좀 써보자꾸나.
어제 밤부터 오늘 출근길까지 빡시게 사용해 보았습니다.
구글에서 찾아 본 내용 중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왓하이파이지에서 별 다섯개.
장수돌침대도 아닌데 AKG Y50BT는 별 다섯개 받은 넘입니다.
이 가격에서는 단점이 없다라는 간단한 한 줄.
어쩌면 저 한 줄이 AKG Y50BT의 모든걸 대변해 주는게 아닌가 합니다.
장수돌침대도 아닌것이 별이 다섯개.
왜 다섯개인지 가장 전문적인 평가단이 그렇게 평가를 한 이유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확실한 페어링에 APT-X의 고음질 구현은 AKG의 확실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사용하기 편리하고.
배터리 오래 가고.
음질 좋고.
착용시 스타일 받쳐 주고.
블루투스 헤드폰에 바랄 수 있는 모든게 담겨져 있습니다.
거기에 나름 착한 가격까지.
해외 구매가보다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지만 저렴한 가격.
흑형도 잘 어울리고 백형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
잘 생긴 우리 아들에겐 더 잘 어울립니다만.
나름 헤드폰 유저인데 이제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할 까 합니다.
블루투스의 편의성이야 긴 말 드리면 잔소리일거고.
일단 편합니다.
어렵지 않은 페어링과 간단한 조작법.
충전도 쉽고 20시간 재생 가능하다는 긴 배터리.
모자사이즈로 60이 넘어가는 대두인 저도 편안하게 착용 가능한 디자인. 머리 작으신 분이야 당연히 더 편하겠지 말입니다.
초경량 제품이 아닌 관계로 약간의 무게는 있습니다만, 일반적인 헤드폰의 무게와 크게 차이 나진 않습니다.
출근시간 1시간30분동안 착용해도 귀가 아프거나 피곤하지 않더군요.
방전시 유선으로 연결해서도 사용 가능한 부분은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단, 동봉되어 있는 유선케이블은 조금 아쉽긴 합니다. 다른 케이블로 연결해보니 더 좋은 소리가 나더군요.
목에 걸어도 보고. 작게 접어서 주머니에 넣어도 보고.
부드러운 이어패드는 외부음을 차단해 주는 효과가 꽤 좋았습니다. 여기에 노이즈캔슬링까지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욕심이죠.
나름 편의성에서 대만족입니다.
블루투스 제품에서 음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은 바로 오디오코덱입니다.
APT-X코덱이 지원되는 음의 특성이 밀도감이 높아지고 보다 선명한 해상도의 전송이 가능하다는게 일반적인 의견입니다. 여기에 사운드튜닝과 유닛 등 제작사의 노하우에서 더 큰 차이를 보여주겠습니다만, 믿고 쓰는 AKG의 음질 특성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고역이 어떻고 저역이 어떻고 주절주절 풀어봤자 입만 아프고 타이핑하는 손구락만 힘듭니다.
소리. 좋습니다.
AKG 사운드 그대로 즐기실 수 있고 단점을 찾기 힘든 사운드퀄리티입니다.
나름 모니터적인 성향도 감지되는 부분이 상당히 절제된 튜닝의 맛이라 느껴지더군요.
AKG의 대표적인 레퍼런스 제품 701보다 좋은 사운드는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701보다 많이 떨어지는 소리 역시 아닙니다. 일반 유선 제품 20만원대 제품과 비교해도 절대 떨어지는 소리는 아니란게 제 판단입니다.
블루투스를 쓰는건 정말 편하자고 쓰는겁니다.
우리는 그 편함에 어느 정도 소리의 모자람을 이해한다지만, AKG Y50BT는 소리의 퀄리티마저 놓치지 않는 제품입니다.
제 경우 아들 선물용으로 구매했습니다만, 이걸 내가 써야 하나. 아님 하나 더 사야 하나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군요. 하나 더 사면 마눌이 미쳤다고 절 때리겠지 말입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한 오늘 아침 출근길은 AKG Y50BT와 함께 정말 즐거웠습니다.
아웃도어용으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게 기특하기도 하고. 착한 가격도 맘에 들고.
와싸다에서 이 제품을 얼마나 팔고 얼마나 판매 가능한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016년의 빅히트상품이 될거란거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AKG Y50BT. 유선과 무선의 경계를 허물고. 무선으로 즐기는 유선보다 더 좋은 음질의 세계로 나아가는군요.
전 약간의 무리가 있겠지만 이 제품을 블투헤드폰의 레퍼런스 제품 중 하나로 매기고 싶습니다.
20만원 이하 가격대에서 최고라는 판단은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닐거라 믿구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제품에 대해 놀라는 일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