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내년도 국세 세입예산안은 올해 예산보다 4.1% 늘어난 136조92억원이며, 여기에다 지방세수 추정치 36조7600억원을 합치면 조세총액은 172조7600억원이 된답니다. 이를 내년 추계 인구수인 4849만7000명으로 나누면 1인당 조세부담액은 지난해보다 7%가량 증가한 약 356만원이 됩니다. 산술적으로 저같은 5인 가족 기준으로는 1780만원이고 여기에 각종 준조세 성격을 띠고있는 건보료 및 국민연금 등등을 포함하면 2500만원 수준이 될 것입니다. 물론, 통계와 수치상의 계산이긴 하지만... 과연 얼마를 벌어야 이 정도의 세금을 무리없이 부담할 수 있을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기 짝이 없네요.
더구나, 올해보다 12.9%나 늘어난 내년의 소득세 세수 27조6777억원중 근로소득세는 12조321억원으로 올해보다 12.4%나 더 쥐어짜겠다니.. 갈수록 수입이 줄어드는 판에 봉급생활자는 죽어날 판입니다. 가렴주구(苛斂誅求), 나아가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2. 이 정부가 들어선 2년반 동안 공무원이 2만3000여명이나 늘었답니다. 국민의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한 '작은 정부'를 거부하고 '효율적인 정부'니 '혁신정부', '봉사하는 정부' 등등의 미사여구를 앞세워 지향해 온 바는 결국 '공무원을 위한 정부' '비효율적인 거대정부'였습니다. 이번 달 초에 세계은행이 발표한 정부경쟁력 지수(물론 이게 금과옥조가 될 수는 없겠습니다만..) 순위에서 이 정부는 직전인 dj정부 당시보다 무려 10계단이나 하락해 세계 60위에 머물렀다는데도 이유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이런 대대적인 공무원 증원에 따른 인건비 초과지출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섰을 뿐 아니라, 이렇게 마구잡이식으로 늘어난 공무원들의 밥그릇을 만들어주기 위해 이래저래 급조된 각종 정체불명의 기구조직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나 천문학적인 수치일까... 생각하면 골이 얼얼할 정도입니다.
오랜 불황을 이겨내고 착실한 성장기조를 회복한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26일 의회 연설을 통해 앞으로 5년간 공무원 정원의 10%를 줄이고 국내총생산 대비 공무원 인건비 비중도 10년내에 절반까지 줄이겠다는 '작은 정부' 방침을 역설했다는데... 도대체 이 정부가 일방주행한 '큰 정부' 만들기는 무엇을 위한 '큰 정부'인지 답이 대충 보이네요.
3. 이렇듯 민생고를 부채질할 게 뻔한, 가혹한 내년 예산안을 놓고 정부는 "미래의 성장동력 확충과 양극화 해소에 중점을 두었다"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내년 예산배분 중에서 작년 대비 증가율이 10%를 넘는 분야는 복지(10.8%), 통일-외교(13.8%), 연구-개발(15.0%) 등 3개 분야이며 그중 성장동력과 직결된 분야로 연구-개발을 제외한 사회간접자본, 교육, 산업 등 나머지 분야는 전체평균에 크게 밑돌고 있어 성장보다는 분배(복지)에 정책적 우선을 두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입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이렇듯 경기가 가라앉아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고 성장이 부진한 가운데 복지지출을 마냥 늘리려다보니 세금을 더 걷어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수조원의 국채를 발행해서까지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적자재정'을 당연시하는 발상은 무모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정부에게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세금을 더 거두기보다는 우선 헤픈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는 국민적 주문은 마이동풍인가 봅니다.
이 정부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곳간이 넉넉해야 복지도 가능하고 분배도 가능하며 통일도 가능합니다. 경제는 개판이니 세수가 부족하고, 멀어져만 가는 내편을 잡아놓으려니 곳간을 털어서라도 나눠줘야 하고.. 이러다보니 '어떻게 하면 세금을 더 쥐어짤 수 있을까'는 잔머리만 굴리게 되지요. 오죽하면 '홍어 거시기'도 아닌 소주세율에까지 손을 대려 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 8.31 부동산 대책 역시, 일종의 '세금대책'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쨌건....
결국 문제는 '성장'입니다. 경제가 쑥쑥 커진다면 세율을 올리지 않더라도 세수는 자연히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1960년대초까지 세계최빈국의 처지를 탈피하지 못하던 대한민국의 오늘은 과거 '산업화 세대'들의 희생과, 지금 그 달콤한 과실을 아무런 댓가없이 누리고 있음에도 자신의 앉은 자리를 잊은 '민주화 세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는 '권위주의 정권'의 효율적인 정책추진에 힘입은 것입니다.
강력한 성장정책을 지향해 한정된 자원을 '선택과 집중'의 엄정한 원칙으로 활용한 결과, 1만 달러 턱밑에까지 경제의 규모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만.. 소위 민주화운동에 대한 지나친 보상에 힘입어 연이어 들어선 '아마추어 실험정부' '운동권 정부'의 주먹구구식 국정운영과 그 실패의 결과, 이 나라와 이 국민은 10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수학적 계산과는 거리가 먼 인간형입니다만.. 잠시 짬이 나는 사이에 한번 계산을 해봤습니다. 내가 가진 돈이 100이라 할 때 복리계산으로 매년 3%씩 이자가 늘어날 때와 7%로 늘어날 때의 비교입니다.
3% 증가시 23년이 걸려야 겨우 두 배가 될까말까(196%) 해지네요. 반대로 7%로 이자가 늘어난다면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3%로 23년이 걸릴 196%의 목표를 목표를 불과 10년만에 도달 가능하고, 3%로 두 배가 증가할 때까지 걸리는 23년간을 7% 계산으로 적용하면 같은 기간중 무려 474%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복지... 적어도 1인당 국민소득 2만5천 달러는 되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제발.. 이러쿵저러쿵 해도 대한민국을 자발적으로 떠날 힘이 없는 대다수의 국민에게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정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도 아니면.. 이제 더 이상의 '국민적 시행착오'가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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