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 자연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 자체에서 오는 편안한 힐링에 대한 믿음을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회색 콘크리트에 갇혀 사는 일상과 디지털의 각박함에 무거워진 몸과 마음은 늘 자연을 향하게 되니 말이죠.
가로수에서 떨어지는 낙엽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보도블럭 사이에 피어난 꽃 한송이에 가슴이 심쿵해지는건 어쩌면 인간의 본성 그 자체일거란 생각입니다.
THINKSOUND ON1은 자연으로의 감성을 자극하는 컨셉의 제품이라 신선함 그 자체로 다가왔습니다.
우연히 이 제품을 알게 되고 구매하면서까지의 첫 느낌은 자연의 느낌 그 자체 푸근하고 싱그러울것만 같은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평판이 워낙 좋던 제품인지라 관심이 있어 왔으나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주저하던 바. 이번 와싸다에서의 이벤트판매를 통해 나름 착한 가격이라 지르기는 했습니다.
30만원선에서는 주저하다가 20만원 언더라니 그냥 훅 지름신이 오시더군요.
2009년 미국에서 탄생한 업체라는데 제품 포장부터 무형광 종이박스에, 하우징 부분에 원목을 사용한 부분까지 상당히 환경친화적인 컨셉입니다. 재생용지로 포장지를 만들고 친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재질의 완충재를 사용하지 않은 점.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은 점 등은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작은 이어폰 하나에 백과사전보다 큰 사이즈의 과대포장을 해 값어치있게 보이려는 타 브랜드의 제품들과는 확연히 구분되어지는 마케팅은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부분이네요.
이 박스 하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를 베어내야 하고 얼마나 많은 유독가스를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 친환경적인 제품은 두 손 엄지를 치켜 들어도 모자람이 없으니 말입니다.
The SPEC
이 제품은 일반 사이즈인 3.5 사이즈의 탈착식 케이블을 사용합니다.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케이블의 단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착용감은 제품 무게 자체가 경량형이라 장시간 착용해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편안한 느낌이네요. 아웃도어용으로 적합한 밀폐형 구조로서 오버이어 사이즈만큼은 안되겠으나 나름 차음성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휴대가 간편하게 작게 접을 수 있는 구조도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부분이라 할 수 있겠고, 아쉬운 부분은 케이블에서의 터치노이즈가 유사한 타 제품에 비해 약간은 거슬리는 정도입니다. 제품을 착용하고 운동하는 용도보다는 대중교통이나 일반 보행에서의 사용이 더 적합해 보였습니다. 반면에 케이블의 내구성이나 전체적인 마감은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Driver Unit : 40 mm Dynamic
Frequency Response : 5 Hz ~ 22 kHz
Impedance : 50 ohms
Cable Length : 약 1.3 m
Weight : 150 g
The ACCOUSTIC.
한마디로 "고급"진. 먹어주는 스타일의 제품입니다.
제품이 주는 비쥬얼적인 느낌. 우리는 이 부분을 절대 간과할 수 없습니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냉장고나 세탁기도 디자인이나 스타일을 중요하게 따지니만큼, 밖에서 사용할 헤드폰은 당연히 모양을 먼저 보겠죠.
우드를 사용한 하우징이 주는 느낌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복고적인 스타일이 연상되면서 다른 제품들과 확연히 차별화 되는 자연스런 강점이 되더군요.
왠지 모르게 이 제품으로 음악을 들으면 일렉기타의 날선 기타사운드가 클래식기타의 섬세한 손길로 다가올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건 이상한 착각은 아닐 것입니다.
멋스럽지 않은 편안한 느낌의 쟈켓을 걸쳤는데 남들 눈에는 슈트로 쫙 빼입은것 같은 그런 느낌. 은근한 멋스러움이 가득한 제품이란 생각이 드네요.
제품첫인상에서 주는 기대감이란 사실 이런 부분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우징이 원목이라니 나무 재질 특유의 울림과 함께 포근한 사운드가 나겠지. 저역이 상당히 좋을거야.
하지만 헤드폰을 착용하는 순간, 미리 생각했던 성향과 적잖이 다른 모습에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헤드폰 하우징이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게 대부분입니다만, 원목을 사용하게 된다면 울림통의 재질이 다른 만큼 저역대가 강조되고 밸런스가 약간은 깨지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모니터적인 성향과는 정반대의 길로 가는게 대부분이죠.
하지만 이 제품은 원목하우징을 채용한 제품들의 일반적인 성향에 대한 예상을 완전히 깨버립니다. 패션을 강조한 브랜드의 제품군에서 느낄 수 있는 다소 맥빠지거나 과장된 사운드가 아닌 - 비쥬얼에서 점수를 받는 - 제대로 된 모니터 성향의 헤드폰이라는거죠.
플랫한 사운드에서 잡혀있는 밸런스가 제대로 살아있는 균형감. 어떤 부분도 과장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사운드.
아웃도어에서 즐길 수 있는 모니터헤드폰. 어쩌면 레퍼런스급의 그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살아 숨쉬는 제품입니다.
스마트폰이나 레퍼런스급 포터블플레이어에 연결해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고 정확한 사운드 밸런스와 높은 해상도의 성향은, 이 정도 사이즈의 헤드폰에서 뽑아낼 수 있는 모바일기기와의 구성에서 가히 최대치가 아닌가 싶더군요.
The SOUND
전체적인 사운드의 성향은 플랫한 모니터적인 사운드를 지향하는 듯 합니다.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내놓는 레퍼런스급 헤드폰에서 내주는 소리의 성향과 괘를 같이 하고 있죠.
하지만, 헤드폰앰프와의 사용보다는 모바일기기에 최적화된 느낌을 준다라고 느끼는 부분에서 저역대와 고역대가 살짝 부풀려지게 튜닝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니터 헤드폰이 줄 수 있는 약간의 심심함을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에서 아웃도어에 맞는 제품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해상도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막히지 않고 시원한 느낌을 줄 정도로 고해상도의 영역대를 무리없이 재생해주며 약간의 치찰음 역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상당히 묘한 마성을 가진 고역대입니다. 다른 그 어떤 제품에서도 느낄 수 없는 부분이라 이 제품만의 강점이란 생각이 드네요.
중,저역대 역시 깔끔하게 받쳐주고 밀어주며 잘 만들어지는 부분입니다. 각 음역대에서의 디테일한 부분들을 놓치지 않았고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아 스트리밍 음원을 들어도 크게 모자라지 않게 느낄 정도였으니 말이죠.
모니터적인 플랫한 느낌이라면서 음역대가 강조되었다? 이게 뭔 말이야 싶겠습니다만, 음역대에서의 튜닝이 들어갔음에도 모니터적인 성향을 느끼게 해주는 가장 큰 부분은 바로 빠른 응답속도에서 기인하는 듯 합니다. 중저역대에서의 타격감은 비트 있는 음악을 들을 때 빛을 발하는데, 저역이 무너지면서 음이 뭉개지고 퍼지는 현상 없이 때리고 또 때려도 스피드와 파워를 놓치지 않는 생동감을 전해줍니다. 저가형 제품에서 바로 실망하는 부분이 바로 이 멍청하게 풀어진 저역대가 주는 벙벙거림인데, 이 제품에서는 꽤 비싼 제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응답속도에 따른 묵직한 타격감의 저역대를 선사하는 사운드를 느낄 수 있습니다.
모니터스타일의 제품들이 너무 밋밋하고 플랫해서 약간은 실망하신 분이시라면, 재료의 맛을 있는 그대로 살려주면서 약간의 천연조미료로 맛을 낸 쉐프의 음식을 떠올리리만큼 맛깔나는 소리를 경험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겉모습은 영국신사와 같은 차분하고 정갈한 느낌의 우드하우징입니다만, 소리를 듣는 순간 슈트를 입은 젠틀한 신사의 우산에서 총을 쏘아대는 영화 속 한장면처럼 마쵸적인 느낌까지 흠뻑 주는 제품. 매력적입니다.
이 제품에 대한 결론으로 다섯줄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클래식보다는 팝이나 락,재즈까지 무난하게 재생해주는 올라운드 성향의 제품으로 휴대하기도 좋은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제품.
헤드폰앰프를 사용한다면 좋겠으나 모바일기기에 직결해 사용해도 쓸만한 제품.
모니터적인 성향에 약간의 튜닝이 가미된 성향의 제품.
독특한 고역대와 우드하우징이 선사하는 깊고 묵직한 중저역대가 일품인 제품.
케블러 재질의 케이블과 우드 하우징이 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제품.
단점을 끄집어 내려면야 무수하게 많은 부분들이 있겠으나, 20만원 언더로 구매 가능한 제품들과의 비교에서 크게 단점으로 부각될만한 부분을 찾기 힘든 제품이었습니다.
앞으로 이 브랜드에서 나올 제품들이 정말 궁금해 지는군요.
적어도 1년 이상은 출퇴근할 때 좋은 친구가 되어줄 녀석같아 아주 맘에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