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쉼까..
자, 이제 두번씩이나 독자들을 기망할수는 없으니..
오늘 본격적으로 오라노트V2의 소리, 즉 음질에 대해서 좀 알아보겠습니다.
음악을 플레이하기 전에 먼저 사전점검을 해야겠지요.
사전 점검이란...? Dictionary Check? 뭔 개뼉다구 같은 소리야?
보통 앰프의 노이즈를 체크하기 위해서 볼륨을 이빠이.. 아, 죄송.. 일본말 쓰지 말아야지.
어제가 한글날이었는데.. 쩝~ (오늘은 가급적 한글만 써야지. 키헤헤~)
암튼 음량을 최대로 해 놓고.. 스피커(이걸 차마 "소리통"이라고 쓰기가.. -_-;;)에 귀를 가까이 댔을 때
소음(번역:노이즈 -_-)이 나지 말아야 합니다. (이걸 우리는 "화이트 노이즈"라고 부르지요.)
음냐~ 한글로만 쓰려니 드럽게 힘드네..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써본 앰프 중에서..
이런 상황에서 노이즈가 전혀 없었던 앰프는 없었습니다.
아마.. 기술적으로도 그게 힘든가봅니다.
(웨이버사 AMP2.5도 여기서는 예외가 아닙니다. 아직도 주인에게 안돌려주고 있습니다만.. ^^)
물론 실제로 음량을 최대로 해 놓고 음악을 듣는 사람은 없겠습니다만,
오디오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렇게 체크하는 아주 예민한 사람들이 제법 꽤 있습니다.
최대음량에서 화이트노이즈가 없어야만 배경이 깨끗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뭐.. 일부는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흠...
암튼 뭐.. 보통의 매니아들은 어느 정도의 화이트노이즈는 대부분 감수하고 듣습니다만,
이게 어느 정도의 음량에서 어느 정도의 노이즈가 나느냐가 문제겠죠.
제 기준에서는...
앰프 최대음량에서 스피커 2미터 거리에서 그 소음이 들리지 않으면 됩니다.
화이트노이즈는 무서운거예요.. -.-;;
그런데...
오라노트V2에서는 최대 음량에서도 그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여기서 "거의"라는 부사를 쓴 이유는.. 스피커에 귀를 10센치 정도 바짝 대면 들립니다.
한 30센치만 떨어져도 화이트노이즈는 전혀 안들입니다.
이 정도라면 거의 완벽하다고 봐야겠지요.
어디선가 본 글 중에..
"디지털 앰프들은 이런 화이트 노이즈가 좀 있는 편이다.." 라는 글을 봐서
이렇게 서두부터 별로 쓸데없을 것 같은 장황한 문장을 쓴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에이프릴 제품을 신뢰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광일 사장님의 완벽주의인데..(물론 이게 음질과 직결되지는 않습니다만... ㅎ)
"이 정도라면 소비자도 대충 넘어가겠지~" 하는 마인드가 아니라
"이 정도라면 아직 상품으로 내 놓을 수가 없다!"라는 마인드죠.
(왠 뜬금없는 CEO 예찬??)
오라노트의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면.. 이것 역시도 한 3부작 이상으로 나눠야 합니다.
입력단이 여러개인데다.. 또 제 스피커도 2개라.. 흐~
일단 러프하게 시작해보죠.
1부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제 메인엠프인 AI700보다 더 부드럽습니다.
하지만 그냥 부드럽기만 한건 아닙니다.
부드럽지만 강합니다.(무슨 옛날 자동차 광고 같기도 한데...)
사실 8옴에서 125W라면 왠만한 지랄같은 스피커만 아니라면 다 무리없이 울려야 합니다.
한마디로 작은거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렇게 조그만 체구의 앰프가 이 정도의 구동력과 스케일을 보여주는건
아마도 심장이 디지탈이어서 가능한거겠지요.
사람도 그렇습니다.
작은 체격의 남자보다는 큰 체격의 남자가 힘도 더 잘 씁니다.
(물론 밤에 쓰는 힘은 조금 다르겠지만... ㅡ,.ㅡ;; )
그래서 스포츠에서 힘쓰는 경기는 모두.. 체급별로 나누어져 있는거겠지요.
역도, 복싱, 유도, 레슬링.. 등등..
그런데.. 키가 쪼그만 사람이 자기보다 덩치가 거의 2배나 되는 사람을 이기는걸 볼 때
우리는 거기에서 아주 강렬한 쾌감을 얻습니다.
제가 만화를 좋아하는데, 만화에서도 그런 경우가 자주 나옵니다.
주인공보다 체격이 2~3배는 더 큰데도.. 이겨버리죠. 네, 대리만족입니다.
(그런 만화/영화는 최홍만 같은 사람들은 별로 안좋아할겁니다. 아마도.. 킁~)
오라노트가 딱~ 그래요.
크기만 봐서는... 이 안에 대체 뭐가 들어있길래 이렇게 강해? 란 생각이 듭니다.
스펙상에 125W라고 되어 있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앰프 중에는 워낙에 공갈스펙도 많잖아요.
근데.. 오라노트V2는 절대 공갈스펙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엘락 330CE를 물려놓고 볼륨을 70까지 올려봤습니다.
4옴 스피커에서 이 정도면 엄청난 음량입니다.
그러나.. 왜곡이나 찌그러짐(번역:클리핑 --;)이 전혀 없습니다.
물론 심장이 쿵쾅거려서 5분도 못듣고 음량을 줄였지만요.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이나를 연주하는데..
킥드럼 소리에 조금 과장해서 집 무너지는줄 알았습니다.
이 정도면 125W가 아니라 250W라고 해도 믿겠어요.
아참.. 오라노트가 4옴에서는 230W라고 하니까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네요. 하핫~
엘락330CE와의 궁합은 오히려 AI700보다 오라노트가 더 잘맞는 듯 합니다.
330CE가 좀 밝은 편인데 AI700보다 상대적으로 조금 어두운 오라노트가 좀 더 잘 어울립니다.
AI700에서는 조금 강한 악기로 연주하는 곡에서는 고역이 조금 거슬리는 경우도 있었는데
오라노트는 조금 더 순화되어 들립니다.
물론의 저역의 타격감은 AI700보다 조금 덜합니다만
AI700과 비교하지 않고 오라노트 단독으로만 들으면 더 이상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라노트를 제짝(?) 스피커인 B&W CM1에 물려 놓으면...
음량 60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더 볼륨을 올리면 스피커가 좀 버거워하는 듯 느껴집니다.
스피커의 한계가 보이는 듯 하달까..?
스피커도 아직 에이징이 더 돼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마치.. 나무통 소리 같은게 느껴집니다.
얼마전 지인분이 중국산 셍야라는 순A급 앰프를 빌려주어서 같이 들었었는데..
이 순A급 앰프와 비교시에는 확실히 밝고 쿨한 쪽입니다.
반면 예전에 들었던 NCD1이나 클레오 같은 디지털 앰프와 비교하면 또 웜~에 가깝습니다.
AI700에 비해서도 조금 더 따듯한 쪽입니다.
사람의 귀라는게 상대적이라서..
순A급 앰프를 한동안 듣다가 오라노트V2로 들으면 밝고 시원스럽게 들리지만..
반면 AI700을 한동안 듣다가 오라노트V2로 들으면 좀 더 편안하고 부드럽게 들립니다.
그렇다고 AI700이 강하거나 차가운 소리는 아닙니다.
아마도 오라노트에 비해 출력도 높고 구동력도 강하니까 그렇게 들리는 거겠지만,
같은 회사에서 나온 앰프인데도 튜닝의 방향이 살짝 다른 듯 합니다.
뭐랄까.. AI700이 남성적이라면 오라노트는 여성적인 경향이랄까..?
1995년도에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나온 "DG베스트"라는 CD가 있습니다.
DG에서 녹음된 다양한 클래식 곡들을 모아놓은 음반이지요.
이 음반에서 비발디 사계 겨울이 2~4트랙에 위치해 있는데..
이 겨울 1악장 시작하자마자 촹촹촹촹~촹촹촹촹~ 바이올린 현이 스타카토로 긁어대는 부분이 있습니다.
현 합주의 질감과 공간감도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인데,
CM1에서 잔향과 공간감이 해상도를 잃지않고 잘 살려냅니다.
그리고 1분쯤 후에 몰토비바체로 리듬이 빨라지면서 첼로의 저음이 쿵~ 내리찍는 부분이 있습니다.
베이스나 큰북같은 임팩트가 큰 저음이 아니라서 오디오의 저역을 테스트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오라노트는 역시 아주 깊지는 않지만 산뜻하고 깔끔한 저역을 느끼게 해 줍니다.
만일 스피커가 엘락 FS247 정도의 톨보이였다면 조금 더 깊고 풍성한 저역을 들려주었을 듯 합니다.
이 오라노트V2는 B&W의 스피커들과 궁합이 좋다고 느끼는데,
과거 805를 들었던 기억으로 805S와도 궁합이 좋을 것 같다는게 제 예상입니다.
음색이 중립적이어서 스피커를 가릴 것 같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오라노트V2에 500만원 이상의 스피커는 뭔가 밸런스가 맞지를 않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소비자가 800만원짜리 엘락330CE를 붙여 놓으니 소비자가 160만원짜리 CM1보다 무지무지 대단히 매우 엄청 더 좋습니다.
아.. 아무래도 올림피아원의 영입을 좀 더 앞당겨야겠습니다.
물론 올림피아원과 엘락330CE의 성향은 많이 다릅니다.
엘락이 조금 포워드한 성격의 사운드라면, 올림피아원은 상대적으로 백워드한 성격입니다.
아.. 오랜만에 유식한(!) 영어를 썼더니만.. 뇌가 근질거리네요. -.-a
포워드(forward)는 무대가 앞으로 나오는 의미, 백워드(backward)는 무대가 뒤로 물러선다는 의미인데..
오디오 리뷰할 때 제가 종종 쓰는 용어입니다. ㅋ
어느 것이 좋다~ 라기보다는 듣는 사람의 취양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항목이죠.
다른 비유를 들자면...
포워드한 소리는 지휘자석에서 듣는 소리고..
백워드한 소리는 관객석(대충 S석?)에서 듣는 소리라고 보면 되겠심다.
통계적으로 지휘자석보다는 관객석의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더 많기는 합디다.
암튼 보통 이 정도 가격대의 앰프에는 보편타당한 상식 선에서
신품가 기준 150-250만원 정도의 스피커가 가장 적합한데
V2에서는 스피커의 급을 좀 더 높여줄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라노트가 저렴하다고 스피커도 싼걸 붙여주면 왠지 오라노트가 좀 서운해 할겁니다.
방금 생각난건데...
KEF LS50 스피커와도 왠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오늘은 좀 얌전한 분위기로 글을 썼는데요.
아무래도 본격적인 소리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런 듯 합니다.
다음에는 외부기기 입력(W DAC2이나 TV 연결 같은)에 대한 이야기나....
스피커를 업그레이드해서 한번 더 쓰등가 말등가 하겠습니다. --;
일단은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