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널리 알려질 것 같지는 않은
에이리얼 어쿠스틱의 북쉘프 모델 5B 에 대해서 제 작은 경험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이 스피커를 알게 된 것은 와싸다닷컴 사용기가 계기가 되었습니다.
검색해 보시면 이 글 외에 한 개의 사용기가 더 있는데 그 사용기는 전문가적인 회원님의 객관적인 사용기로, 이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한 동호인의 편파적인 사용기로 읽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와싸다 사용기 외에 어느 오디오평론가분이 미국적이고 남성적인 소리라고 평가하면서 사용기를 작성하신것이 있는데 제 경우 그 글에 대해서는 반 정도만 동의가 되었습니다.
제가 집에서 비교해본 스피커는 토템 모델 1, 모니터오디오 스튜디오 6, Avi Neutron 4, 레가 Ela, 어셔 Be-718, 그리고 동사의 모델 6 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에이리얼의 상급기인 모델 6는 거의 같은(약간 구형) 트위터와 우퍼에 미드레인지가 추가된 3웨이 톨보이 모델로 5B 와 같은 성향에 대역과 음질이 강화된 모델이니 당연히 상위급이구요,
그 외에 겨뤄볼만한 스피커가 어셔 718 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제 귀에 적어도 동급은 아니었습니다. 718 은 5보다 대역이 위아래로 넓고 고급 유닛 덕인지 고역부터 전 대역이 유연하며 전체적으로 잘 다듬어진 소리가 난다는 면에서 장점이 있었습니다. 반면 실제 어쿠스틱 악기의 소리를 사실적으로 재현한다는 면에서 그리고 소리가 깊이있고 심지있게 난다는 면에서 5b 의 장점이 있었습니다.
좋은 홀에서 잘 울려진 음을 녹음해서 듣는 느낌이 718 이라면
그 연주의 리허설을 연습실에서 듣는듯한 느낌이 5b 랄까요.
제가 클래식을 전공했기 때문에 클래식음악의 경우 어떤 소리가 실제 현장의 악기소리(공연장의 객석기준이 아니라)에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일반인보다 민감하게 느끼게 되는데요, 제가 경험한 에이리얼 어쿠스틱의 두 모델 5b 와 6 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바로 악기의 사실적인 질감과 음의 심지있고 깊이있는 표현입니다.
연주하는 사람들은 소리를 낼때 어떻게 하면 더 정확한 포커스를 갖고 음 하나 하나를 마치 꿰뚫듯 깊고 진하게 소리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노력하는데 그 소리를 에이리얼이 어느정도 내어주더라는 것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깊이감은 3웨이 톨보이 모델인 6 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5b 에서는 조금 제한이 있습니다만 이것은 북쉘프의 한계일것입니다)
- 실제로 제가 에이리얼 5B 를 한 동안 메인으로 정하고 사용한 이유가, 제가 직접 녹음한 음원을 들어 보았을 때 현장에서 들었던 목소리와 악기의 울림을 가장 사실적으로 나타내준 것이 5B 였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앰프 매칭이 좋지는 않았어서 소리가 전체적으로 좋다라고까지는 할 수 없었음에도 그 정확성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은 것은 앰프를 업글하고 나서였구요 -
청중으로서 연주를 들을 때의 소리는 공연장의 크기나 형태 재질 객석의 위치 관객의 수까지도 변수로 작용해서 같은 소리도 굉장히 다양한 결과물이 되어 청자에게 들리게 되고 제가 들어본 스피커들은 그런 다양하게 울려진 소리들 중 어떤 부분을 잘 살려서 들려주는것 같습니다. 스피커들의 개성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런 관점도 가능하리라 생각을 합니다. 에이리얼은 특히 제가 직접 음원을 녹음해서 들어 보면 현장에서의 사실적인 울림을 잘 살린다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함께 사용해본 앰프는 오디오랩 8200, 심오디오 I-3, 클라세 cp35 와 뮤피 a3cr, JOB 프리 2 와 225 파워 조합(골드문트의 Metis 앰프들과 속이 같은 앰프)입니다.
오디오랩은 제대로 구동을 못하는 느낌으로 소리가 펼쳐지지 못했고 고역에서도 좀 날카로운 소리가 났습니다. 심오디오에서는 구동이 한결 나아졌고 소리에 힘이 실렸지만 펼쳐지기보다는 섬세하고 다소 여성적인 소리라고 느꼈습니다(I-3는 심오디오의 유명한 I-5 보다 출력은 오히려 보강된 모델입니다). 그러다가 클라세와 뮤피 조합에서 비로소 스피커가 어느정도의 스케일과 공간장악력을 갖는지 알게 되었고 섬세하게 잘 다듬어졌으면서도 무게중심이 안정되면서 깊이있는 소리가 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프리를 JOB 프리로 교체하면서 시어스 티타늄 돔으로서 비슷한 유닛이 사용된 토템 모델 1 처럼 에너지가 느껴지지만 그보다는 잘 다듬어지고 질감이 있는 고역이 났고 스케일 입체감 등 두루 나은 소리였습니다. 그리고 JOB 프리 2 와 225 파워 조합에서는 입체감과 디테일 중역대의 질감이 배가되면서 밀폐형스피커라고는 느낄 수가 없는 시원스러운 소리가 났습니다. 대편성에서도 어느정도 들을만한 소리가 나더군요.
참고로 저는 5B 전용 스탠드를 사용했는데 이게 700불 짜리로 무척 무겁고 단단한 스탠드입니다.
스픽선은 네오텍 occ 동선으로 바이 와이어링 했었습니다.
구동력이 부족하면 섬세하면서 여성적인 소리가 날 가능성이 있는데 이소리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고역이 좀 거칠다면 그것은 앰프나 소스에서 초래한 소리일 것입니다. 구동력있는 앰프를 만나면 작은 톨보이 수준의 스케일과 공간장악력이 있으며 입체감도 상당합니다.
이상 제가 경험한 에이리얼 어쿠스틱 5b 의 아주 주관적인 그리고 두서없는 사용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