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사운드라는 국산 스피커에 그동안 관심을 갖질 못했었는데 이번에 아큐톤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가 나와서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그동안 힘사운드의 스피커들은 사진으로만 봐왔지만 만듦새는 좋다는 생각을 해왔었습니다. 그리고 워낙에 사용하시는 분들의 일방적인(?) 찬사들때문에라도 한번쯤은 소리를 들어보고 싶기는 했었는데요. 제가 사용하고 있는 스피커들에 비해서는 업그레이드 대상은 아닌 거 같아서 관심을 안 두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아큐톤이라고 하면 관심을 가져볼만 하죠.
아큐톤이 사용된 스피커는 국산은 들어본 적이 없고 외산으로는 마르텐의 듀크를 샵에서 한번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가격이 비싼게 문제지만 음질이 정말 좋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꼭 아큐톤 유닛이 사용된 스피커를 한번쯤 사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네요.
청음회때 참석을 못해서 아쉬웠지만 오히려 혼자서 좋은 위치에 앉아서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는게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앰프도 여러가지 매칭해 볼 수 있는게 좋은 기회였네요.
안내를 해주시는 분께서 먼저 VOW앰프에 연결해 줄줄 알았는데 의외로 VOW앰프보다는 쿼드나 나드 매칭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하시네요. 3가지 다 들어볼 수 있어서 어차피 다 비교를 해봤습니다.
VOW앰프가 가격대비 좋기는 하지만 힘사운드 S71과의 매칭에서 별로 평이 좋지 않았다면서 쿼드와 나드를 들어본 후에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얌전한 쿼드 앰프라고 하더라도 아큐톤에서 나오는 음이 너무나 투명하게 들렸습니다. 볼륨을 크게 틀지 않고도 얼마든지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저음은 차분한 느낌입니다. 청음 공간이 꽤 넓어서 3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청음을 했는데 중저음은 공간이 넓다보니 아주 탄탄한 느낌까지는 아니었지만 넓게 무대가 그려지는 느낌입니다. 북쉘프 스피커라서 공간대비 빈약한 소리가 날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기우였습니다. 스테이징감이 아주 좋고 음의 세세한 느낌이나 해상력이 정말 좋았습니다.
얌전한 앰프에 물려서도 이정도면 더 좋은 앰프와 소스에 물리면 정말 하이앤드급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사운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동안 많이 사용했던 스피커가 엘락도 여러개 사용해 봤고(지금도 AV용으로는 엘락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인오디오도 여러개 사용해 봤고 토템이나 하베스도 직접 사용해 봤고 다른 스피커들도 청음은 많이 해봤는데 아큐톤 유닛의 명성에 대한 느낌은 역시 명불허전인 것 같습니다. 유닛빨이 깡패 수준이고 튜닝에 따라 그 가능성도 많이 달라지는 듯 하네요.
나드 앰프로 바꿨을 때는 나드 앰프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지는 않아서 매칭이 별로일줄 알았는데 쿼드하고 일장일단이 있더군요. 스피커를 안정적이고 중립적으로 제어하는 능력은 오히려 나드가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질감도 좋더군요. 제가 알고 있는 나드의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중저음의 양감도 적지 않은 편인데 깊고 중후하게 내주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음역대에서 중저음까지 미끈하게 이어주는 맛이 좋았습니다. 자극적이지 않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나드의 음은 S300때를 빼고는 좀 딱딱하고 자극적인 느낌이었는데요. 이번에 연결한 나드 앰프는 다른 조건은 그대로 두고 앰프만 바꿨는데도 전체적인 톤이 나대지 않고 밀도감도 좋은 음을 들려줬습니다. 제가 듣기에는 VOW와의 매칭보다 더 낫게 들렸습니다.
VOW로 바꿔서 들어보는데 음이 시원시원하고 탄탄하더군요. 깨끗하고 힘있게 터져주는 음이었습니다. 힘사운드 S71에서 밝은 중음이 더 강조가 되고 더 시원시원하게 터져주었습니다. 힘도 좋고 명징함이나 오디오적인 쾌감도 좋은 편이었는데 아큐톤 유닛들과의 매칭에서는 고음이 좀 지나치게 강조되는 느낌이어서 둘이 굳이 매칭이 좋다고 이야기될 필요는 없어 보였습니다.
제일 좋을 매칭은 B&W처럼 중립적인 스피커랑 매칭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안내해 주시는 분께서도 그렇게 이야기 해주시더군요. PMC나 ATC, B&W같은 모니터적이면서도 중립적인 스피커들이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오디오 600i 인티앰프와 분리형에 차례로 물려서 들어봤는데 스피커가 다른 녀석이 되더군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스피커가 신품 가격으로 천만원정도 하는데 그냥 과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것보다 더 좋을 수도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고음이나 중음 퀄리티 장난 아니네요.
이정도 가격의 아큐톤 스피커에서 날 수 있는 사운드가 이정도일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습니다. 수정같은 음이 끝없이 뻗어주네요. 수도 없이 세세한 해상력의 디테일과 정보들이 뻗어줍니다. 200만원정도 하는 앰프를 물렸을 때는 약간 빈약한 소리의 느낌이어서 아큐톤이 원래 성향이 좀 가벼운 성향인건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앰프가 좋아지니 그런 가벼운 느낌도 없어지고 북쉘프 스피커가 커버하기에는 상당히 넓은 공간이었는데도 드라마틱한 공간감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마치 3D로 그려진 커다란 그림을 보고 있는 것처럼 세세한 입자감도 최고 수준이고 입체감도 어마어마합니다.
헤드폰을 쓰면서도 이런 중음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진짜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안내해 주신 분도 하시는 말씀이 예민한 스피커여서 자극적이고 날리는 음과 환상적인 입체감과 입자감을 들려주는 딱 그 중간선의 음을 들려주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래서 매칭을 주의해야 된다고 합니다.
저는 심오디오 분리형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드나 쿼드정도 조합만 하더라도 돈값 이상을 충분히 하는 음질이었습니다. 200-300만원대 북쉘프 스피커 여러가지 사용해 봤지만 중고음 해상력이나 입체감같은건 비교를 할 수가 없네요. 엘락 330같은게 좀 비슷하긴 한데 330보다 중고음이 더 상위의 그레이드에 있는 것 같네요.
취향에 따라서는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음이긴 하지만 분명 하이앤드급으로 소리를 잘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나는 스피커입니다.
전용룸이어서 누구 눈치 안보고 음악을 들었는데 집에서도 이런정도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정말 꿈같은 일이죠. 갑자기 저는 아큐톤 톨보이 스피커에 욕심이 가네요. 지금도 그 소리가 아른아른 거립니다.
국산이나 되니 이정도 물량투입의 스피커를 이정도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것 같네요.
외산이라면 엄두도 못 내죠. 예쁜 소리 듣고 싶으면 소출력 진공관 앰프 물려서 사용하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쓰고 있는 스피커가 훨씬 더 비싼 스피커라 그것보다 더 좋다고 말하기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냉정하게 정말로 잘 매칭된 상태의 음질로만 비교 한다면 가격 싸다고 힘사운드 S71의 급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네요. 아큐톤의 힘이 역시 이름값을 하는 것 같네요.
제가 보기엔 마감도 국산 공제 제품같지 않고 고급스러웠습니다. 이렇게 마감에 무늬넣고 거기에 광택 입히는게 요즘 하이앤드 스피커들의 트랜드인 것 같더군요.
S71의 톨보이형 모델도 계획중이라고는 하는데 정확한 출시일정은 아직 확실치 않다고 하는데 저는 톨보이형 모델이 이정도 음질이라면 정말 욕심이 납니다.
집에 와서 같은 곡들을 다시 들어봤더니 분명 제 시스템도 소리가 좋기는 한데 고혹하고도 수정같은 음은 계속 머리속을 멤돕니다. 하나 들여놓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