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오디오의 주류가 디지털이 되면서 세상의 소리는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날로그는 구식이 되어 버리고 언제가부터 시디마저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가는 듯 그렇게 세상은 앞서 달려가기에 바빠지게 되더군요.
이제 오디오사들은 하이파이에서 책상 위 작은 시스템이나 올인원제품, 헤드폰쪽으로 점차 이동해 갑니다.
대형 오디오 브랜드에서 늦게 시작한 부분을 재빠르게 앞서 나가기 시작한 작은 업체들의 성장은, 아마도 헤드폰앰프나 DAC에서 두드러진 약진을 들 수 있었습니다. 시작은 작은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도 거대한 메인스트림이 되어버린 바로 그 시장이니 말입니다.
USB DAC시장에서 작은 몸집의 제품들은 정말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이게 돈이 되는 시장이다보니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투어 뛰어들었고, 많은 신규 브랜드와 정체불명의 중국산 제품 등 차마 따라가기 어려우리만큼 다수의 제품들이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제품들마다 다르지만, 좋은 부품과 기술력으로 제대로 만든 제품군도 존재합니다만 모양만 그럴듯 한 "쓰레기"같은 수준의 제품도 공존하는게 현실입니다. 대충 만들어도 팔리고 가격만 저렴하면 팔리는게 언젠가부터 이 바닥의 시장논리가 되어가니, 저같은 오디오파일에겐(자칭) 안타깝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 현실이죠.
위에서 언급한 바. 소형 USB DAC은 정말 많습니다. 오픈마켓이나 오디오관련 사이트 들어가면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자랑으로 치장한 가격도 다양한 제품들이 차고 넘칩니다. 처음 나왔을 때의 신기함이나 특별함은 이제 간 데 없고 그저 내가 선택하고 고를 수 있는 여지가 너무도 다양해 졌습니다.
딱 봐도 싼티 나고 남의 회로에 그저 끼워 맞춘 부품으로 만든 조악한 제품들이 넘쳐납니다만, 이 녀석 DS5는 만듬새 자체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우리 오디오파일들이 좋아라 하는 묵직한 알미늄절삭으로 가공한 하우징부터 뭔가 하이파이적인 느낌이 솔솔 풍겨 나오는 그 느낌. 저의 이 녀석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Ami라는 브랜드의 이 제품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한건 작년 초부터라 기억합니다.
60만원 전후의 가격대로 엔트리급 보급기로 분류됩니다만, 발매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모아왔었습니다.
본사가 일본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 중국발 대륙의 실수 제품들이 많았던 관계로 - DSD재생이 가능한 부분에서 DSD의 종주국인 일본발 DS5는 일단 관심이 가더군요. 물론 대한민국 제조이긴 합니다만^^
현재 와싸다에서의 판매가인 40만원 초반대의 가격이라면, 과연 이 제품을 어떤 제품과 비교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부터 들게 됩니다. 지난해에는 그저 막연한 기대감과 관심이었다면, 이제는 지를만한 사정권에 놓인 타켓안의 표적이 되었으니 말이죠.
가격대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DAC시장에서 돈 많고 여유로운 하이엔드 유저들은 기백만원대. 최소 100만원대 이상의 제품들을 사용합니다. 물론. 당연히. 좋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문제는 100만원 이하대 시장에서의 선택인데, 여기에서도 가격대비에 따른 성능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고 제품군들 마다의 자기 영역은 확실히 존재함은 당연합니다. 시디의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이 단순한 부분에서의 DAC기능이 처음으로 선보인 시디플레이어의 등장 이 후, 회로나 부품의 특성으로 제품마다 분명히 그 차이가 존재하고 확실히 다른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이제는 디지털은 다 똑같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은 이젠 없으리라 봅니다.
제 지인이 이야기 하더군요.
DAC? 다 똑같지 뭐. 디지털이 디지털이지 차이가 있겠어?
맞습니다. 디지털은 디지털이죠.
허나 아날로그로 변환해 줄 때의 그 아날로그에 대한 부분에서의 차이는 제껴두고라도, DDC의 차이를 느껴 본
다면 아마 그런 소리는 쉽사리 못할 것입니다. 자동차가 굴러가기만 하면 되지 티코나 람보르기니가 뭐가 다르냐고 하신다면 뭐라 드릴 말씀이 없겠습니다만......
자. 여기서 이 녀석 DS5의 존재감이 미친 존재감으로 표현되기에 이릅니다. 저렴한 가격에 윗 등급 제품군의 성능을 보여주는 절대 가성비의 제품. 우리는 이런 기기에 "가성비"나 "미친 존재감"이라는 표현을 하기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왼관 디자인에서부터 느껴지는 완성도 높은 제품의 스타일과 그에 상응하는 소리에 대한 품질.
이렇게 DS5는 하이파이 유저들의 섬세함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제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제품 스펙과 소리 성향에 따른 부분들을 올려 보겠습니다.
사이러스로직사의 CS4398가 사용되었습니다. DSD에 상응하는 최적의 제품으로 알려져 있는만큼 SN비가 120db이 나오는 제품입니다.
보통 많이 사용되는 XMOS가 아닌 Amanero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니만큼, 상당히 다른 성향의 소리를 느끼게 해주는게 특징입니다.
일반적인 저가형 DAC의 성향이 차갑고 유리같은 느낌에 단조롭다는 느낌이 드는 성향이라면, 이 제품의 특징은 상당히 부드럽고 포근한 질감이 느껴지는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점입니다.
일단, 무게감이 느껴지는 두툼한 음색에 밀도감 높은 꽉 찬 느낌의 중역대가 매력적입니다. 해상도를 강조하다보니 쏘는듯한 느낌의 고역대가 주는 피곤함이 주가 되는 저가형 제품들과의 차별성이 바로 이 점이 아닌가 합니다.
나름대로의 투명하고 시원한 고역대와 전체적으로 중저역대의 질량감이 느껴지는 음색은 바로 아날로그의 특성 바로 그대로라는 생각입니다.
혹시나 앰프나 스피커가 좋아 그렇게 들리는지. 그저 나만의 착각인가 싶어 저가형 앰프 스피커에도 물려보고 액티브스피커에도 물려 보았습니다.
결론은 저만의 착각은 아니더군요.
시스템의 좋고 나쁨을 떠나 일관적으로 차별화된 소리를 들려줍니다.
쭉 끌어내려주는 깊은 저역대의 표현. 때론 밀고 때론 당겨주는 스피디한 중저역대의 반응. 농염한 여인네의 미소처럼 느껴지는 중역대의 훅 들어오는 느낌. 때론 달콤하고 때론 얼음위를 굴러가는 유리구슬같은 고역대.
이른 바 좋은 소리를 표현할 때 쓰는 저의 주관적인 표현들이 이 제품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나름 좋은 기기 써봤다고 처음엔 가볍게 생각했다 "어"하면서 놀란 바로 그 상황입니다.
저가형의 특징인 "날리는" 소리는 그 어디에도 없으니 말입니다.
이 정도 놀랐던 기기중에 중국발 M모 제품이 문득 생각나더군요. 당시에 엄청 신선하고 놀랐던 제품이었으니 말입니다. 허나, 지금은 제가 가지고 있질 않습니다. 같은 유형의 제품은 아닙니다만, 서너달만에 질리는 소리라 내치게 되었으니 말이죠.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소리.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두툼한 사운드는 쉽사리 질리지 않습니다.
하이엔드 유저에겐 그저 모라잘지 모르겠으나, 저와 같은 하이파이 유저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되리라 믿습니다.
굳이 단점을 들자면, 입출력단이 약간은 모자라 보이는게 단점입니다만, 제품 크기를 보면 더 이상의 단자는 불가능해 보이기도 합니다.
처음에 바라보았던 DS5는 헤드폰앰프로 보았습니다만, 들어보고 난 후의 느낌은 DAC에 헤드폰단자가 있는 디지털전용 프리앰프같은 DAC라는 생각입니다.
코액셜,옵티컬에 USB 지원하고 묵직한 볼륨노브 조절에 언밸런스 출력단. 제품을 감싸고 있는 두툼한 알미늄새시의 믿음직스런 모습. 은은한 흰색 LED로 구분을 명확히 해주는 부분까지.
디자인, 만듬새,소리. 만족스런 가격. 다양한 단자의 활용도.
감히 말씀드립니다만, 100만원대 외산 브랜드 제품들과 당당히 비교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음질면에서는 더 나은 부분이 더 많으니 말입니다.
아쉬운 부분에서는 스마트폰과의 연결이 아쉽습니다만, 이 제품은 거실이나 피시파이용 거치용 제품이라 그 부분에서의 아쉬움은 크진 않습니다.
이 가격대. 지금 팔리는 가격대의 제품들 중에서.
과연 이 정도 만족스런 제품이 있을까 감히 묻고 싶습니다.
이 회사의 차기작은 과연 어떤 제품이 될 지 더 궁금해지네요.
이 제품을 궁금해 하시거나, 뭔가 더 좋은 소리를 찾으시는 하이파이 유저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게 만들어드리지 않을까 합니다.
한가지 더. 헤드폰이 있으시다면. 특히 레퍼런스 제품으로 분류되는 좋은 헤드폰이 잇으시다면 한 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제까지의 헤드폰앰프는 바로 장터로 보내실거에요......
두서없는 글과 글재주 없는 글 길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