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접었던 오디오를 다시 시작하면서 사실 새롭게 구매할 제품은 없었습니다.
스피커는 오디오를 접었을 때 사용하던 틸 CS1.6을 빌렸줬던 형에게 다시 받아왔고,
CDP와 앰프는 아버지가 사용하지 않으시는 CEC CD3300과 뮤지컬 피델리티 A1-X를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달 정도 사용하다보니 아무리 틸 CS1.6이 울리기 쉬워도
뮤지컬 피델리티 A1-X를 물려준다는 것에 먼가 큰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사실 예전하고 다르게 심각하게 분석하면서 음악을 듣는것이 아니기에 청음상으로는 크게 불만은 없었지만,
좀 더 현대적인 앰프로 물려주면 틸의 장점이 극대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사용해본 마크 레빈슨 383L이나 그리폰 칼리스토 2200에 물려 들었던 틸 CS1.6이나
CS2.4에 비해 임팩트가 있는 소리가 아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총각때의 아무런 제한없이 지르던 시절은
결혼과 동시에 자연스레 마눌님 눈치를 보게 되는 입장이 된지라...
천만원이 넘는 하이엔드급 앰프를 지르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올인원 앰프였습니다.
안그래도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던 찰라에 시도를 해본 것입니다.
요즘 핫(?)한 올인원 앰프를 찾아보니 2개의 제품으로 압축이 되었습니다.
네임 슈퍼유니티와 드비알레 120
해외 리테일 가격도 두 제품이 모두 동일했고 평가 역시 호평일색이었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청음도 해보기 전 너무 쉽게 났습니다.
바로 네임 슈퍼 유니티로 말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새로 앰프를 구매하겠다는 원천적인 의도인 음질이 아니라 디자인이었습니다. ^^;
드비알레의 얄팍한 섀시는 제 개인적인 취향과는 너무나 먼 디자인입니다.
사실 디자인도 그렇지만, 그 얇은 섀시에 수 많은 기능을 구겨넣었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네임의 클래식한 디자인에 매혹(?)되었고
지인분이 마침 사용하고 계시던 네임 슈퍼 유니티를 정리한다는 말에
바로 슈퍼유니티와 틸 1.6의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마크 인티나 그리폰 인티와 비교해서 당연히 구동력이 떨어질거라고는 예상했지만,
너무 밋밋한 소리에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매끄럽고 자연스럽다는 단어로 미화시킬수도 있겠지만,
가슴까지 울리는 저역은 아니지만, 단단한 저역 윤곽을 보여주었던 틸의 색채는 온데간데 없고,
너무나 모범생적인 소리에 놀랄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틸 스피커의 가장 큰 장점인 음장감이 좁아졌습니다.
이건 뮤지컬 피델리티와 비교해서 좁아진 느낌입니다.
또한, 공간상 스피커 위치가 어쩔 수 없이 좋지 못하지만,
뮤지컬에 비해 포커싱역시 뚜렷하지 못하네요.
물론 스피커를 뒷벽에서 좀 더 앞으로 빼내고 토인을 더 주니 해소가 되지만,
와이프가 더이상의 스피커 전진을 막더군요. ㅋㅋ
아무튼, 네임 슈퍼유니티가 장점이 없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오디오적인 쾌감을 어느정도 포기하니 음악을 오래 듣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해상력이 절대로 빠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스케일과 에너지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클래식 소품이나 여성보컬은 꽤 만족스럽긴 합니다.
또한, FM튜너가 내장되는 등의 다양한 기능은 정말 유용합니다.
끝으로 나름 네임 슈퍼유니티를 들으면서 느꼈던 장단점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장점
-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소리
- 추가할 기기가 필요없는 다양한 기능
- 디자인
단점
- 스케일과 다이내믹 레인지
- 아쉬운 중저역 밀도감과 타격감
- 모든 장르에서 빛이 나는 앰프는 아닌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