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에서 오디오에 대해 좀 아는 척을 하고 있는데, "이어폰이 좋아요? 헤드폰이 좋아요? 아니면 스피커가 좋아요?"라는 난해한 질문이 자주 등장합니다.
"크기와 공간이 깡패라서 음감에는 스피커가 가장 좋습니다"라는 당연한 대답을 하다가 보니 자꾸 앰프에 전원을 넣고 몇 개 남은 스피커를 책상에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어제 농담삼아 했던 톨보이를 들이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집니다만.
요즘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란 Eltax Monitor 3입니다. 가성비가 워낙 좋아서 뽐뿌와 DP에서 PC-Fi 문의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던 제품인데 모 사이트에는 208,000에 팔고 있더군요. ㅡ.ㅡ 가격 정말 많이 무너졌군요.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고 광고하던데, 10년 전 제품이라 그 때에는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지극히 평범하고, 아니 못생긴 디자인입니다. ?
크기가 300 x 195 x 230mm?dp 5kg이라 책상 위에 올려두기 부담스럽지만 자리만 마련할 수 있다면 한동안 쫓겨나지 않을 녀석입니다.
모처럼 책상에 올려봤습니다. 그 동안에는 Mission e52가 있었는데, 그나마 톨보이가 아니어서 쉽게 바꿨습니다.
하이파이에 미쳐있을 때에는 앰프하나 바꾸는데 1~2시간은 훌쩍 넘겼었죠. 45kg의 앰프를 박스에서 꺼내는데만도 30분 이상이 걸렸고 랙에 밀어넣고 나면 결승선 통과한 마라톤선수처럼 바닥에 누워 있어야 했죠.
인티앰프라면 다행인데, AV 앰프의 경우에는 위치만 잡아놓고 연결과 튜닝은 다음 휴일로 미루는 큰 작업이 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가장 고생했던 44KG의 괴물 데논 A1XVA의 후면입니다. 조만간 전원을 넣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이제는 다행히(?) 돈도 없으니 바꿈질은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만.
5인치 미드베이스 유닛입니다. 이렇게 확대하니 한 저음할 것 같은데... 의외로 고음성향입니다.
저는 왠지 모르게 그릴을 벗겨 놓고 싶더군요. 이제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건드릴 일도 없고, 고양이 녀석도 이제는 늙어서 박박질을 안하기 때문에 벗겨 놓아도 문제가 없습니다.
덕트는 아래에 숨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올려둘 공간만 마련하면 벽에서 일부러 멀리 떼어 놓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큰 베이스 유닛에 큰 반사형 덕트라 한 저음할 것 같은데... 의외로 김종국 목소리를 냅니다.
튼실하고 날카로운 스파이크는 중간을 분리할 수 있어서 상처나기 쉬운 공간에도 올려둘 수 있습니다.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라기 보다는 '튼튼하고 잘만든 김종국 디자인'입니다.
재생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제이슨 무라즈가 정중앙에 서 있는 정확한 음상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김종국 목소리라고 했는데, 그렇다고 PC 스피커의 앵앵소리가 나거나 저음이 실종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선명함이 더 두드러지는 중고음에 약간 치우쳐 있다는 뜻입니다.
처음으로 하이파이 제품을 책상에 올리는 분은 첫 곡을 듣는 순간부터 '우와! 대단하네'라는 감탄을 할 겁니다. 반대로 하이파이를 많이 경험한 분은 유명한 녀석들에 비해 무대가 좁고 쏜다고 싫어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싸고 괜찮은 북셀프를 구하는 분에게 강추하고 싶습니다. 무너진 가격덕분에 가성비는 훨씬 좋아졌고 만듦새도 좋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