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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 베네시 스퀘어 원 스피커 사용기
HW사용기 > 상세보기 | 2014-09-29 22:49:47
추천수 75
조회수   7,571

제목

윌슨 베네시 스퀘어 원 스피커 사용기

글쓴이

최재혁 [가입일자 : 2012-04-08]
내용
 - 윌슨 베네시 스퀘어 원 스피커 사용기 -

  

 

 

                           1. 오디오파일과 스피커 

                           2. 윌슨 베네시의 철학 

                           3. 윌슨 베니시 스퀘어 2 시리즈 

                           4. 청취 환경 

                           5. 감상평 

                           6. 마치며 

 

 

 

 

 

 

1. 오디오파일과 스피커

 

20년이 넘는 오디오 경력을 가진 저에게도 스피커라는 분야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한 편으로 가장 어렵고 힘든 분야입니다. 

 

많은 스피커 브랜드를 접하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왔지만, 정작 저의 오디오룸에는 15년간을 줄곧 하나의 브랜드만 놓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어느 정도는 이 “무지함”과 그로 인한 “두려움” 에서 비롯된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때문에 추석을 맞아 열흘 가까이 비청할 수 있었던 이 윌슨 베네쉬의 최첨단 스피커는 이러한 저의 무지에 대하여 많은 것을 깨우치고 또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오디오를 구성하는 기기들 가운데 스피커는 그 간단한 내부 구조와는 다르게 단연 가장 만들기 어렵고, 또 설계자가 의도한 대로의 제대로 된 소리를 듣기도 어려운 장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앰프나 소스기기와 같은 다른 장비와는 달리, 스피커는 그 자체는 뿐만 아니라 룸 어쿠스틱과 같은 대외적인 요소에도 매우 큰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인클로저의 구조와 내부 흡음재, 드라이브와 트위터 유닛의 종류에 따른 소리의 차이 같은 것은 차치하고라도, 어떠한 받침대를 사용하여 어떤 장소에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100만원 짜리 스피커가 1천만원 짜리의 소리를 들려 줄 수도 있고, 또 그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스피커 설계의 경향은, 이러한 외부적인 요인의 영향을 가능한한 최소화 하면서, 동시에 작은 크기로 양질의 소리를 들려주는 데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 윌슨 베네시의 철학

 

이러한 현대적인 스피커 제조 기술의 관점에서 보았을때, 철저하게 신기술을 연구하고 실제에 적용하여 성과를 내어온 윌슨 베네시의 철학은 일찍부터 스피커 분야에 적합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날로그 오디오파일들은 윌슨 베네시하면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뛰어난 성능의 톤암을 떠올리겠으나, 최근의 윌슨 베네시하면 흔히 “로하스” - 로저스 하베스 스펜더 - 로 통칭되는 브리티쉬 사운드를 계승하고, 영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하에 산학 프로젝트로 일구어낸 뛰어난 신기술을 융합하여 정확하고 현대적인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 “디스커버리” 를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떠울리게 됩니다.

 

비록 다른 브리티쉬 사운드의 메이커들에 비교하여 역사가 길지는 않습니다만, 업계 최초로 탄소섬유을 도입한 턴테이블 톤암을 시작으로 탄소섬유 인클로저와 그 유명한 “텍틱” 시리즈의 아이소베릭 스피커 드라이브 등 윌슨 베네시가 걸어온 발자취를 뒤돌아 보면 얼마나 이 회사가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길을 걸어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탄소섬유 톤암으로 구성된 윌슨 베네시 턴테이블]

 

한 편으로 스피커 분야만을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이렇게 성공적인 신소재를 도입하여 성공했다는 측면에서 케블라 콘의 같은 영국 브랜드 B&W와 비교될만 합니다만, 입문기에서 하이엔드까지 매우 다양한 라인업을 내어 놓고 있는 B&W와는 달리, 윌슨 베네시는 초고가의 하이엔드 라인업만을 고집한다는 점이 그들의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윌슨 베네시의 업적은 전통을 중시하는 기존 브리티쉬 사운드와 일면 비교가 되기도 합니다만, 결국 윌슨 베니시 또한 브리티쉬 사운드의 적자(嫡子)라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윌슨 베니시 스피커가 들려주는 소리의 성향이 그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스퀘어 원의 네트는 중량의 금속판 두 장을 덧데어 만들었습니다. 

매우 육중합니다. 공진을 최소화 하기 위한 솔루션 같습니다.]

 

 

3. 윌슨 베니시 스퀘어 2 시리즈

 

이 번에 제가 비청한 스퀘어 원은 이러한 윌슨 베네시 스피커 라인의 가장 저렴한 “스퀘어 시리즈 2” 가운데에서도 엔트리급 모델입니다. 정식 명칙은 “Square Series 2 One” 으로, 종전의 Square Series One의 계량형 버전입니다.

 


 

비록 스퀘어 원이 윌슨 베니시의 라인업을 통틀어 가장 저렴한 스피커라고 해도, 소비자가 400만원에 육박하는 북쉘프 스피커이므로, 스퀘어 원 또한 일단 가격만 놓고 보면 하이엔드 포지션을 갖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 그럼 스퀘어 원의 외모를 살펴 보겠습니다.

 

기존의 카디날이나 비숍과 같이 유선형의 인클로저 디자인 대신, 스퀘어 시리즈는 그 이름이 말해주듯 전통적인 직육면체의 인클로저를 사용했습니다.

 

스피커 이론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직육면체 인클로저는 인클로저 내 난반사라든가, 그로 인한 공진, 설치장소에 따른 부밍과 같은 몇 가지 문제점에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최근의 하이엔드 스피커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윌슨 베네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최신기술로 해결하고, 자사의 기존 제품에 비하여 가격을 대폭 낮춘 스퀘어 시리즈로 발표하였습니다.

 

스퀘어 원의 사이즈는 325 x 200 x 285밀리로 북쉘프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합니다. 내부 용적도 10리터에 불과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스피커에서 인클로저의 크기는 저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스퀘어 원은 인클로저 크기만으로 보았을 때는 깊은 저음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스퀘어 원의 소리를 들어보면 “대체 이런 저음이 어디서 나오는거지?” 할 정도로 풍성한 볼륨과 깊이의 저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윌슨 베네시는 인클로저에 ABR/포트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으로 풍성한 저음을 실현하였습니다.

 

* ABR (Assisted Bass Radiator) / Ports

 

스퀘어 원의 외양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전면의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유닛 외에도 뒷면에 커다란 스피커 유닛이 하나 붙어 있고, 바닥에는 두 개의 포트 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스웨어 원의 뒷면에는 상당한 크기의 패시브 우퍼인 ABR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포트 홀이 제대로 동작할 공간을 확보하기위하여 아예 인클로저에 금속제의 스파이크를 붙여 놓았습니다.

 

이 뒷면의 스피커는 실은 일반적인 스피커가 아닌 ABR이라고 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는 드론콘이라고도 하고 Assisted bass resonator, 또는 패시브콘이라고도 합니다. 

 

스퀘어 원의 인클로저 뒷면 약 75%를 차지하는 이 ABR은 스피커와 같은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드라이브가 없는, 무동력의 우퍼 역할을 수행합니다.

 

참시 스피커 이론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인클로저가 작은 북셀프 스피커의 저음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인클로저를 베이스 리플렉스 구조로 만들고 포트나 벤트를 내어 인클로저의 적절한 울림에 의한 저음의 증폭을 유도하는 방법이 있고, 두번째는 스퀘어 원의 ABR과 같은 패시브콘을 넣어 우퍼처럼 동작하는 효과를 유도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패시브콘은 포트 홀 보다 장점이 많습니다만, 설계와 튜닝이 어려워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윌슨 베네시는 자사의 연구를 통한 독자 설계로 ABR과 포트를 하나의 인클로저에 적용하여 뛰어난 음질의 북셀프 스피커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가져온 ABR의 설명도입니다. 왼쪽의 스피커 드라이버가 움직임에 따라 발생하는 공기의 압력에 의하여 오른쪽의 패시브 레디에이터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이 ABR의 기능을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BR은 스피커 전면의 중/저음을 담당하는 드라이브에 대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즉, 드라이브가 움직일 때에 인클로저 안쪽에서 발생하는 공기의 압력을 이용하여 정확히 스피커가 움직이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일을 수행합니다.

 

1. 스퀘어 원의 ABR은 가장 난반사가 많이 일어나는 인클로저의 뒷면에 위치하여 직육면체 인클로저 내부의 난반사된 에너지를 흡수하여 열 에너지로 변환해줍니다. 

 

따라서 난반사된 공기의 흐름이 되돌아가 드라이브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것을 줄여줍니다. 이로서 특히 중역과 저역 재생시에 더욱 정확한 드라이브의 운동특성을 만들어냅니다.

 

2.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으로 설계된 인클로저에서 벽과 가까이 설치할 경우에 거의 예외 없이 발생하는 포트 노이즈를 줄여줍니다. 

 

스퀘어 원의 경우, ABR과 함께 바닥면에 두 개의 포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로서 인클로저 설계시에 ABR과 포트의 크기, 깊이에 대한 튜닝으로 스피커를 벽과 가까이 설치했을 경우 발생하는 저음의 부자연스러운 증폭이나 부밍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바닥의 포트홀은 스파이크와 함께 최적의 저음반사를 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 Tatic drive

 

모든 스퀘어 원 시리즈 스피커는 윌슨 베네시가 직접 설계한 텍틱 드라이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드/베이스 레인지를 커버하는 이 7인치 드라이버는 보통의 미드레인지 유닛과 달리 영구자석으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자석인 Nd.Fe.B를 사용하고 있어 매우 강력한 운동특성을 갖습니다. 
 

 

[스퀘어 원의 텍틱 드라이브는 상당히 강력한 중저음의 재생 능력을 자랑합니다.]

 

중저역의 재생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이 독자설계의 텍틱 드라이버는 스캔스픽의 특주 25미리 실크 돔 트위터와 함께 최적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스퀘어 원의 트위터로는 덴마크 스켄스픽社의 특주 실크 돔 트위터가 사용되었습니다.]

 

 

4. 청취 환경

 

* 소스  


foobar2000 UPNP / Roksan ROK-DP1 CDT

DAC Chord QBD76 HDSD

네트워크 트렌스포트 Pioneer N-50

프리앰프 Mark Levinson No.38L

파워앰프 Chord SPM-800

선재 Kimber KCAG, WireWorld Oasis, Chord Company CrimsonPlus, 

Luxman JPC-100, Cardas Golden Cross

오디오룸 가로 6미터, 세로 8미터의 원룸. 룸 안에 많은 집기들과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어 음의 비산과 회절은 상당한 수준임

 


[이 번 청취는 윌슨 베네시와 매칭이 좋은 코드 파워앰프를 사용했습니다.]

 

* 음원


I. 바하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4번 네빌마리너 세인트 마틴 아카데미 [44/16]


이 음반을 구입한지는 20년도 더 되는 것 같습니다. 세인트 마틴 아카데미의 연주는 경쾌하면서도 원전에 충실합니다. 제한된 악기들의 대위법적인 반복 진행은 각 악기의 밸런스와 코히어런스 테스트에 적합합니다.

II.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5악장 프레스토 - 베를린 필, 아바도 지휘 [96/24]


음장감 테스트를 위해 선택한 대편성곡. HDTracks.com에서 발매한 96/24 고해상도 음원입니다. 4명의 가수와 합창단 그리고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펼치는 웅장하고 복잡한 사운드를 과연 어떻게 들려줄지 궁금합니다.

III. Bill Evans Trio - Portrait in Jazz (SACD)


이 전설적인 째즈 트리오의 명곡들이 SACD로 새롭게 리마스터링 되어 태어났습니다. 더욱 넓어진 다이나믹 레인지와 함께 더욱 풍성한 무대감의 라이브는 마치 연주자의 바로 앞에서 감상을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IV. Diana Krall - A Case of You, Live In Paris [92/16]


피아노와 다이아나 크롤의 보컬로만 이루어진 이 감미로운 라이브는 보컬의 배음과 질감을 잘 느낄 수 있도록 매우 완성도 높게 녹음되었습니다.

V. 보아 - 허리케인 비너스 [44/16]


일본에서 녹음된 보아의 이 일렉 사운드는 특히 실제 악기가 만들어 낼 수 없는 인위적인 초저역대음의 반복으로 오디오 기기의 저역 재현성능을 테스트하기 좋은 음반입니다. 이 곡을 큰 소리로 듣는다면 엄청난 부밍에 주의하여야합니다.

 

5. 감상평

 

감상평에 들어가기 전에 저는 전체 음악감상 시간의 70% 정도를 클래식에, 나머지를 째즈 팝 가요에 할애하는 성향임을 밝힙니다.

 


[스퀘어 원의 점퍼케이블은 로듐 도금에 두 가닥의 선을 꼬아 만들었습니다.]

 

해외 전시회에서 윌슨베네시의 스피커와 코드앰프를 매칭한 것을 참고하여 제 앰프 중 코드 SPM-800과의 매칭을 중심으로 비청하였습니다.

 


[스퀘어 원의 스피커 단자 역시 로듐 도금에 매우 튼튼하게 만들어졌습니다.

바이와이어링을 지원합니다.]

 

북쉘프 스피커는 스탠드가 음질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만, 스퀘어 원과 같은 경우에는  책꽂이에 넣어 두어도 된다는 메이커의 설명이 있어, 제대로된 스탠드가 아닌 간이 의자 위에 올려 놓고 청음을 했습니다.

 

스피커의 대역별 밸런스와 음상을 확인하기위하여 우선 바하의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4번을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와 닿는 것은 코히어런스, 즉 대역간 연결의 자연스러움입니다. 브랜덴브루크 협주곡 4번의 경우 빠른템포의 관악기를 현악과 건반이 받쳐주는 대위법적 진행으로 대역별 발란스와 위상이 잘 맞지 않는다면 악기들이 각 대역에서 서로 싸우는 것처럼 매우 거슬리게 들리게 됩니다.

 

스퀘어 원으로 들은 브란덴브루크 4번은 고역과 중역, 그리고 중역과 저역의 밸런스가 아주 좋습니다. 대역간의 연결이 부드럽고 인위적이지 않아 모든 악기들이 한 데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소리가 납니다. 

 

이 것은 스피커 인클로져가 잘 설계되어 있고, 인클로저 안에 설치된 텍틱 드라이버와 ABR/포트 그리고 트위터가 아주 적절하게 대역을 분배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트위터로의 크로스오버가 꽤 높은 편인 5kHz에서 일어난다고 하는데 상당한 고역까지 재생 가능한 중저역 드라이버의 특성이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느껴지는 것은 스테이징의 질서 정연함입니다. 사실 처음 스퀘어 원을 들으면 소리가 너무 자연스러운 나머지 조금 밋밋한 느낌마져 주게 됩니다.

 

그러나 빌에반스 트리오의 라이브 SACD 음반을 들어보면 피아노와 컨트라베이스 그리고 드럼의 위상이 매우 정확하여 주고 받는 연주, 즉 “Call and response”를 처음으로 도입한 빌에반스 트리오의 명연주가 마치 현장에서 듣는 것 처럼 그대로 저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위상이 정확하다는 것은 특히 이러한 소편성 라이브무대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앰비언트한 사운드의 올바른 재생은 공간감은 물론 소리의 질감과 잔향에까지 영향을 미치게되는데 이러한 부분이 하이엔드 톨보이 스피커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러한 스퀘어 원의 정확한 재현력과 스테이징의 위력은 콰트로 이탈리아노의 베토벤 4중주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스퀘어 원이 재현해내는 이 서정적인 이태리 정통 실내악단의 마지막 사중주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왜 슈베르트가 이 곡을 자신의 일생에 마지막 길을 함께 갈 곡으로 선택했는지 그 처량함과 적막함이 피부에 느껴집니다.

 

다이아나 크롤의 라이브 보컬은 이러한 스퀘어 원의 소편성 재생능력의 결정판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크롤의 “Case of You” 라이브 연주 고해상도 음원에서 저는 이 프리즘에 투영된 빛과 같이 전대역으로 퍼져나가는 중성적이고 우수에 빠진 크롤의 보컬을 대단히 좋아합니다만, 스퀘어 원의 하모닉스는 바로 이러한 크롤의 목소리를 더욱 풍성하고 감상적으로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제 문제의 저역 재생에 대한 비청입니다. 저역 재생에 대한 확인은 인위적으로 수십Hz 대의 저역을 뿜어 내는 강한 비트의 일렉 연주를 들어보면 그 재생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보아의 허리케인 비너스에서 끝도 없이 떨어지는 무거운 저음의 소용돌이를 용케 잘 표현해 냅니다. 아니, 눈을 감고 들으면 이게 도무지 자그마한 북셀프의 소리인지 커다란 톨보이의 소리인지 가늠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상당한 레코딩 퀄리티와 마스터링 실력을 보여주는 리 리테너 밴드의 강한 킥드럼 또한 육중한 압력으로 청자를 밀어 부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재생 중에 스퀘어 원 뒷면의 ABR를 확인해봅니다. 미칠듯한 펌핑으로 인클로저 내의 공기압을 밀어내고 초저음을 만들어냅니다.

 

마지막으로 클래식 대편성 곡을 올려봅니다. 수년간 듣고 또 들은 아바도의 베토벤 9번 합창의 마지막 악장입니다.

 

우선 기악의 밸런스와 하모니는 매우 자연스럽고 좋습니다. 다시 한 번 이 작은 북쉘프 스피커가 이런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놀라움도 잠시, 마침내 4중주의 성악이 가미되고 드디어 화려한 코러스까지 도입되는 순간, 이 놀라움은 강렬한 소리의 소용돌이에 묻혀버리고 맙니다.

 

기악과 성악 독주와 합주, 그리고 쏟아져나오는 남녀 혼성코러스의 터질듯한 웅장함을 전해주는 제 오디오룸의 가운데에는 작은 체구의 스퀘어 원만이 놓여 있습니다.

 

 

6. 마치며

 

현대 하이엔드 경향은 치밀하고 체계적인 이론 중심의 연구와 그의 실현을 중심으로 한다는 골드문트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윌슨 베네시의 끊임 없는 연구와 소재, 그리고 설계에 대한 도전이 만들어 내는 소리는 예상을 훨씬 윗도는 좋은 소리를 들여주었습니다.

 

물론 같은 그레이드의 톨보이에 비하여도 손색없는 소리를 들려준다고 보기는 어렵겠으나, 스웨어 원의 작은 체구가 들려주는 소리의 밸런스와 풍성함은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할 만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퀘어 시리즈의 가장 막내인 스퀘어 원이 이러한 소리를 내어 준다는 것을 확인하니 이제 그 상위기종들의 소리가 무척 궁금해집니다. 이 번 주말에는 즐겨 듣는 CD를 몇 장 들고 그 소리를 들으러 가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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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규 2014-10-13 07:14:44
답글

꼼꼼히 잘 알.. 만들었네요... 언제한번 써봐야하는데... 언제나 써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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