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국내의 오디오 메이커 하나가 만든 D급 앰프에 대한 말도 많지만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간단하게나마 D급 앰프의 특성과 아직도 풀리지 않은 기술적인 문제점을 한번 짚어보고자 합니다.
물론 그 메이커의 흠을 잡고자 하는 목적도 아니고 오디오파일이 알아두면 좋고 흔히 부닥치는 문제만을 주로 다루겠습니다...
D급 앰프에 대한 이론이 나온 것은 5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이론은 훌륭한데 이 이론을 뒤받침 해줄만한 소자가 없기에 그동안 개발이 안된 것이지요. 70년대부터 D급 앰프의 시제품은 이미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D급앰프가 디지털앰프냐. 아날로그앰프냐. 말도 많은데.. 아날로그 신호를 0101의 아주 단순한 펄스형의 신호로 바꾸는 개념이니까 디지털앰프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디지털의 뜻에 부합하니까요..
위 그림은 D급 앰프가 어떤 원리로 아날로그신호를 변형시켜서 변형된 신호를 증폭하고 다시 증폭된 아날로그 신호로 복원하는 흐름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먼저 사인파와 인공으로 만든 일정한 진폭과 주기를 가진 고주파의 삼각파를 합칩니다. 그러면 사인파와 삼각파가 만나는 점을 기준으로 사각파를 만듭니다. 그럼 사각파의 넓이로 사인파의 진폭을 표시를 할수가 있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증폭을 하고 이것을 다시 비교적 간단한 LPF(저역통과필터)의 평활기능을 이용하면 증폭된 사인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뭐 LPF의 역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DAC의 LPF와 똑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위 그림은 사인파와 삼각파가 만나는 점을 기준으로 사각파가 만들어지는 그림입니다. 보면 사각파의 넓이가 넓을수록 아날로그 사인파의 레벨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지요.. 그리고 그 사각파의 진폭을 증폭하면 됩니다.. 파형이 복잡해서 변형되기 쉬운 아날로그 파형보다 아주 간단한 사각파이므로 더 쉽겠지요..
그런데.. 이런 이론은 교과서에만 있는 이론입니다.. 우선은 정확한 사각파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디지털 프로세싱의 문제는 상기의 그림의 문제점 때문에 일어난다 하더라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전등 스위치를 켜면 바로 순간적으로 불이 들어오나요?? 물론 백열등처럼 반응속도가 빠른 것은 동시에 들어오는 것 같지만 실제로 아주 작은 시간차를 갖고 전등에 불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순간 오디오에서 잡음이 들리기도 하지요?? 그것은 세상 모든 On/Off 소자는 상기 그림과 같은 시간지연과 오차와 그로 인한 노이즈를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한마디로 "dV/dt가 무한값을 가진 소자는 없다.." 라고 표현합니다.
이론은 훌륭하지만 상기 그림의 오차를 줄일 수 있는 소자가 없기 때문에 D급 앰프는 이론이 정립된 후 그 오랜세월 개발이 미루어진 것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저 오차가 상당히 많이 줄었습니다. 시간오차가 pico 초 단위로 들어왔고 상변의 오차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개발이 가능한 것이지요.. 하지만 On/Off 순간에 생기는 노이즈는 아직도 해결이 안되었습니다...
이 노이즈는 수백 MHz까지 올라가는 고주파의 노이즈이고 앰프의 출력단에 있는 LPF 정도는 그냥 가볍게 통과를 해버립니다. 즉 출력단의 LPF는 이런 고주파 노이즈까지 막을려고 만든 것도 아니고요..
그럼 무슨일이 벌어지냐..
스피커 출력파형은 그림처럼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깨끗한 파형이 나와야 하는데 이런 파형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물론 이 파형대로 스피커가 소리를 내지는 않습니다. 스피커는 이런 잔 파형에 곧이 곧대로 반응을 할 능력은 안되지요.. 그래서 스피커 자체가 다시 이 파형을 가지고 나름대로 평균값의 정상파형을 출력하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일각에서는 이 파형이 스피커 수명에 영향을 끼치지 않나 하는 의구심은 있지만 아직 연구단계로 압니다..
하지만 이런 고주파 노이즈는 오디오 생활에 아주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생각보다 에너지가 높거든요.. 그래서 차폐를 하게 되는데.. 차폐로 모든 고주파노이즈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지요. 특히 앰프에 연결된 각종 연결선이 송신안테나 역할을 해서 이 고주파노이즈가 사방으로 퍼져 나갑니다. FM 튜너, 리모콘, TV방송, 인터넷통신 등등등.. 우리가 고주파를 이용하는 모든 부분에 다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만약 근처에 CDP같은 디지털소스가 있다면 강력한 지터원으로도 작동을 하겠지요..
물론 이 파형을 줄일 수는 있습니다. 출력부에 평활기능이 보다 강력한 LPF를 사용하면 다음과 같은 파형을 얻을 수는 있습니다..
많이 줄었지요?? 그럼 이러면 또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앰프는 어떠한 스피커가 붙어도 동일한 작동을 보장을 해주어야 하는데. LPF의 평활용량을 올리면 앰프의 출력임피던스가 고역에서 훨씬 더 증가하므로 주로 고역대에서 모든 스피커에 동일한 동작 특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보면 높은 임피던스에서는 오버슈팅을 하고 낮은 임피던스에서는 롤오프를 일으키지요?? 더미부하에서도 이런 특성을 보이는데. 훨씬 복잡한 양상의 스피커같은 동적부하에서는 더더욱 특성은 나빠지겠지요....
많은 기술적 발전도 이루었고 또.. 앞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겠지만.. 현재까지 D급 앰프는 이런 문제점이 있습니다. 물론 자질구레한 문제점은 여러가지가 더 있습니다만 대표적인 것만 들었습니다...
항상 메이커는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고 또 그것이 새로운 수요욕구를 만들기에 메이커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지만 우리는 현명한 소비자로써 새로운 기술이 과연 정말 소리도 좋은 것인가?? 하는 의구심은 항상 가져야 합니다...
전 아직은 디지털앰프라고 불리는 D급 앰프가 아날로그 앰프처럼 완벽한 음질을 구현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치 CDP가 무려 30년을 노력해서 저한테 이정도면 그래도 인정할 만하다 라는 느낌을 준 것 처럼.... 좋아진 것인지 익숙해 진 것인지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