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어느 레코드 쟈켓 뒷면에 이런 글을 보고 감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앞면에 새가 그려진 하이펫츠 바이올린 연주 음반이었던 것 같네요..)



"음악은 인간의 최상의 언어다."



좋은 소리나 좋은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을 때가 많지만.. 누가 "어떻길래 그래?"

라고 물어보면.. 감동이 클수록 말문이 막히더군요. "직접 들어 보세요." 뿐.. ^^



막상 온갖 미사여구와 단어들을 동원해서 감상문을 써 본들 듣는 이는 어렴풋한

상상외에는 전혀 전달이 안 될거란 것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겠지요.



그렇다고 입 꾹 다물고 한마디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뭐 뻔히 알면서도

이리저리 말로 표현해 보는 일..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없는..



오디오 샵에서나 수 많은 오디오 리뷰들 볼 때나 동호인끼리 취향을 나눌 때나

아름다운 오해와 동상이몽의 연속인 경우가 허다 합니다. 정말 속수무책입니다.



그런 결정적인 맹점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음악과 오디오는 말로 표현되어지고

평가되고 판매되고 심지어 말 뽐뿌도 잘 먹히고.. 놀랍지만 그것이 현실입니다.



오랜 대화 경험과 상황에 따른 추정필터링? 등 단어에 대한 최대한의 해석력과

표현에 대한 상상력을 적절하게 동원하여 소통하는 것 같다고 나름 짐작합니다.



이런 단어 표현의 한계와 의사 전달의 어려움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이해한다면

음악이나 오디오에 대한 대화가 좀 더 유연하고 포용력 있는 소통이 되겠지요.



최상의 언어라는 음악을 하위 언어인 말로 다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요.

말은 필연적으로 오해를 동반합니다. 대화시 단어나 표현을 조금은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서로간에 말의 의도를 헤아려주고 이해해주는 아량이 필요합니다.



어차피 표현은 애매한 것이 많고 한계도 분명하니 너무 예민하게 다뤄진다면

즐거운 취미 생활에 무척 피곤한 일이 될 것 같네요. 조금은 둥글게 삽시다. ^^



P.S. 재미있는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N사의 앰프가 있는데.. "승차감이 좋게 느껴지게 만든 경차다." 라고 말하면

그 앰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무슨 헛소리냐는 식의 후폭풍이 몰려오겠지만..

만약 "작은 덩치에서 상상하기 힘든 좋은 승차감을 제공한다." 라고 말한다면

엄청난 후폭풍은 없을 것 입니다. 비슷한 내용인데도 정반대로 이해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