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데이터는 '코일에 연결된 진동판을 초당 최대 20000번 진동시키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예전 리플에서 저렇게 표현한 바가 있습니다. 저게 바로 스피커의 기본 원리입니다.
비가청영역까지 재생하려면 진동판을 더 빠르게- 20000번 이상으로 진동시키면 되긴 합니다. 간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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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제로 만들려면 이런 문제점이 있습니다.
1. 진동판의 재질적 한계때문에, 한 진동판으로는 모든 주파수대역에 합당한 진동을 내지 못합니다.
2. 진동판의 모양적 한계때문에, 한 진동판으로는 모든 주파수대역에 합당한 진동을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역을 나눠서 담당하도록, 재질과 모양이 다른 트위터를 더 붙이든지, 우퍼를 더 붙이든지 하는 2way, 3way 스피커가 있습니다.
아니면 걍 진동판 한개로 가능한 최대성능의 주파수응답을 내도록 하고, 나머지 부분은 포기합니다. 헤드폰이나 이어폰이 이런 경우입니다. 포기하는 부분이 꽤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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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파동의 물리적 성질때문에 일어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주파수가 다른 두 파동은 공진을 하면서 맥놀이를 일으킵니다.
1. 비가청영역에서 두 주파수가 동시에 재생되는 경우, 그 맥놀이로 인한 영향이 가청주파수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30khz 와 33khz 신호가 있다고 할때, 최대공약수인 3khz 간격으로 맥놀이 노이즈가 나타나는 경우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2. 비가청영역의 주파수는, 그 약수에 해당하는 가청주파수와 공진하며 그 가청주파수에 원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왜곡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대역별로 유닛을 나누는 경우, 어떤 대역은 유닛이 겹칩니다. 이 경우도 역시 공진으로 인한 맥놀이가 생깁니다. 해당 대역이 커지든가 작아지든가 하게 됩니다.
2번 같은 경우, 이걸 가청주파수영역의 손실이라든가, 비가청영역이 표현하는 에너지- 라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 저보고 말하라면 걍 노이즈죠.
어쨌든 기본적으로, 가청주파수 내에서 맥놀이를 최대한 줄이도록 회로나 유닛을 디자인 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큰일입니다. 2way 나 3way 처럼 대역을 분할하기라도 하면 일은 더 커지죠. 어느 유닛이 얼마만큼 담당하고, 얼마만큼 중첩되는 부분을 없애고, 기타등등 기타등등.
그럼, 이런 고주파 재생 문제들에 대해서 엔지니어들의 해답은?
4. 일본을 공격한다 :)
애초에 고려를 하지 않아요. 거기까지 고려할 바엔 차라리 고주파 영역을 잘라버리는 것을 선택합니다.
뭐 일단은 케바케(case by case)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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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수퍼트위터나 다이아몬드트위터처럼 비가청영역의 고주파까지 제대로 재생한다는 스피커도 있습니다.
장잉정신이 투철한 스피커제작사라면, 스피커 케이스를 울림통처럼 기능하도록 해서 배음을 강제로 만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뭐 일반적으로는 걍 흡음재 넣지만요. 이런 것도 다 케바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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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스피커단에서 비가청영역 고주파를 제대로 재생하긴 하느냐- 도 문제고
그걸 사람이 제대로 인식하긴 하느냐- 도 또 다른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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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애초에 그 부분이 제대로 녹음되기나 하느냐- 도 문제지만요.
실제 악기로 연주한 아날로그 소리와 adc 를 통과한 디지털 데이터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는 실제 아날로그 소리를 머리속에 박아넣고 있지 않은 이상, 인식할 수 없습니다.
최근가요처럼 처음부터 디지털 신디사이저로 음을 만들고 거기에 보컬을 추가하는 정도인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혼자서 연주하는 스타워즈 테마)
http://www.youtube.com/watch?v=16oaGSltUPE
이렇다고 해도 실제 오케스트라 연주를 직접 들어보고 비교하지 않는 이상, 사람이 구분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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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
어차피 끝단에서 다 손실됩니다.
너무 스펙에 목매지 말고 걍 좋아하는 음악 들으세요.
공연도 자주 가시면 더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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