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장만했다가 방치해둔 그룬딕 진공관 라디오(2065)가 있습니다. 콘센트에 검침기를 꽂으면 감전된다는 근거없는 두려움에, 검침기 마저도 얼마전에 잡아본 터라 고장난 수신부분을 어떻게 건드릴 수가 없어서 받침대로 쓰고 있었는데요.
그저 입력단이 있으니 소스기를 물리면 되겠다는 생각은 꾸준히 하고 있었는데.. 옛날 PU 입력단이라 현재 나오는 일반 단자하고는 안맞고, 스테레오를 모노로 넣는지라 이걸 어떻게 해야 맞는건지 웹을 뒤져봐도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그냥 무작정 연결해 봤습니다.(어질러도 제지할 사람이 없었던 영향이 큼) RCA 단자를 가지고 한시간 가량 지지고 볶고 하다가 소리가 나는 방법을 찾았는데요, 그 다사다난한 고생을 생략하고 말하지면
심이 하나인 신호선으로 한쪽은 + - 를 합치고 다른 한쪽은 + 만을 넣으니 되더군요. 2심 선재는 실험해보니 안되고요(?)
소거법으로 한거라 왜 이게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잡음 없이 깨끗하게 나오네요.
이런식으로 절연 테이프로 차단해 가면서 실험했구요
나중에 이렇게 해주었습니다. 단자하고 선재 사다가 제대로 다시 만들어야겠네요..;;
하여간 실험을 마치고 CDP에 연결을 했는데요. 문제는 이게 메인보다 좋다는 겁니다.
마술피리 솔티 구판을 듣고 있는데요. 기능을 좀 조절하니 넓게 펼쳐지지 못하는 무대감만을 제외하고, 현장감 명료함 자연스러움... 똘망똘망한 소리가 좁은 공간에 꽉 차는데 '어, 어, 이럼 안되는데...;;;'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눙물이..
밤의 여왕 아리아를 메인에서 듣다가 이게 아닌데.. 싶었던 것이 딱 맞게 떨어지고, 대사중에 무대 울림 마저도 잘 들리네요. 뛰어나지 못한 로우파이 메인이지만, 제대로 설치 못했다는 죄책감과 스피커 바꿈질 해야겠다는 뽐뿌가 동시에 밀려 옵니다. 아.. 내가 지금껏 뭘 들었나 한탄하고 CD 꺼내서 전부 다시 듣고 있습니다.
턴이나 간단하게 연결해서 쓰려던게, 당분간 계속 쓰게 될 것 같습니다.
- 추가 -
그냥 양쪽 + - 를 합쳐서 하나의 + -로 만든 뒤 연결하면 된다고 하네요. 실험결과 아주 잘됩니다.
이종남님께서 가르쳐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