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 매트릭스 805 스피커
정말 "구형"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스피커. 아마도 90년대 초반경에 출시된것으로 기억하는데. 적어도 20년은 훌쩍 지난 오래된 스피커.
여러 클래식 레코딩 회사들(특히 유럽의)의 녹음과정이 담겨있는 동영상을 즐겨보는 나는.
한 북유럽 레이블의 녹음 동영상에서 B&W 매트릭스 802 를 발견하고 정말 아연질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DSD나 DXD 같은 초고해상도의 녹음을 하면서 모니터스피커는 출시된지 20년도 더된 매트릭스 802??
과연 이 스피커로 그러한 고해상도 녹음의 정확한 모니터링이나 가능한것일까? 하는 생각
스피커를 제외하고는 컨버터나 마이크프리앰프등은 모두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은 최신의 기자재들
하지만 모니터스피커는 20년 10년 그리고 지금이나 똑같이 B&W
아마도 매트릭스 801 은 가지고 다니기에는 너무 무거워서 매트릭스 802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 스피커가 이렇게 LP에서 CD 그리고 고해상도 음원의 시대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프로듀서/엔지니어들에게
음악과 소리를 판단하는 "척도"로써 사용이 되고 있는 지 궁금한 마음에 몇년만에 다시 이 스피커를 들여서 들어보았다.
과거에 내가 몇달을 재미있게 듣고 판매했을때는 40만원 정도였던것 같은데 지금으 65만원이나 하니 오히려 가격이 오른듯^^ 하지만 외국에서의 가격도 상당한편
이 스피커의 첫번째 추억이라면 역시 명동의 디아파송
CD장 위에 이 스피커가 있었고. 앰프는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아르모니아 문디의 음반들을 듣고 바로크 음악과 종교음악을 좋아하게 되었고
지금도 나의 클래식 음악 취향과 오디오가이 레이블의 취향역시 그곳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
그때 당시 정말 "생생하다" 라는 느낌을 주었던 소리
압구정동 신나라의 매트릭스 801 과 맥킨토시 앰프의 저역이 아주 풍부한 소리와는 달리
정말 활기차고 생생하고 음악듣기 좋았던 소리
모니터 스피커로는 어떨까 하는 궁금중에 805S와 함께 들여와서 제대로 비교를 해보았다.
혹자는 이 스피커가 요즘 805 시리즈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는 하지만
역시 저역의 깊이감은 805S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805S는 매트릭스 805보다 좌우가 훨씬 더 넓고. 저역도 깊고. 소리의 깊이감의 표현도 더 잘되며
아주 높은 초고역의 소리도 더 잘들린다.
매트릭스 805는 초고역과 저역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음악을 오히려 중고역 위주로 듣기좋게 정리해서 활기차게 들려주는 편
그래도.. 역시 기본적인 실력은 정말 대단하다.
지금도 올림푸스홀에서 녹음한 피아노와 보컬 음악을 아티스트와 함께 이 스피커로 들으며 밸런스 조정을 하고 있는데
스피커에 울리는 소리에 아티스트나 엔지니어 팀이나 아무런 불만이 없다.
딱 녹음되어있는 소리 그대로 들려준다.
물론 요즘의 정말 사이즈를 뛰어넘는 고성능 북쉘프 스피커 같은 능력은 없지만
말그대로 북쉘프 형 스피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포기할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들려주는 소리는 오히려 소리에 대한 달관함 마저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 스피커를 들여놓고 금새 소리에 실망하고 내보내게 되는 경우는 아마도 심중팔구 앰프매칭일것 이다.
이렇게 저렴한(?) 스피커에 고가의 앰프를 물리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테니까..
오히려 805S 보다도 더욱 더 파워가 좀더 있는 앰프가 필요하며. 앰프의 수준이 높아지면
요즘 나오는 805 시리즈와 별반 차이가 없다! 라는 낭설이 아닌
요즘 나오는 805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적인 소리를 들려주며
어떤면에서는 더 좋은 소리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이다.
그런데 앰프의 출력은 정말 상당히 필요하다
적은 출력의 앰프에서도 소리는 활기차게 나주지만
제대로된 앰프를 물리면 스피커의 레벨 자체가 올라가는 느낌
지금은 코드 모노블럭 SPA 612에 듣고 있는데 스피커 가격에 7배가 넘는 이 앰프를 이 스피커에 물리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겠지만
소리를 들어보면 과연 이것이 매트릭스 805인것인가..하는 생각이 분명 들것이다.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면서 음악을 분석적으로 듣는 시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지나치게 해상도가 높은 모니터 스피커들을 피하게 되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때론 귀에서 피가 나는것 같은 통증을 느낄때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소리를 대단히 크게 듣는다.)
나의 취향에서는 이 스피커의 해상도가 정말 딱 좋다.
하지만 에이프릴 뮤직 이광일 대표님께서 지적해주신것처럼 오디오가이에서 만드는 음반들이 너무 고역대 공명음때문에 장시간 시청시 귀가 피로한 느낌이 들때가 있다 하셨는데
내가 너무 해상도가 낮은 스피커들로 작업을 하니 그러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당분간 오디오가이 스튜디오 서울 에서는 이 스피커로 여러 작업들을 진행하게 될것 같다.
출력 좀 있는 진공관 앰프로 물려서 음악을 들어도 참 좋을 것 같다.
소리는 역시 비싼 것 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진정으로 좋은 모니터 스피커 1탄
http://blog.naver.com/audioguy1/2200782868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