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가니니 MKII 스피커케이블 사용기
들어가기에 앞서….
처음 네오복스 오이스트라흐(이하 오이)케이블을 만난 건 참으로 우연이었습니다. 원래 저는 케이블 무용론자였습니다. 케이블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했고 거기에 대한 나름대로의 확신을 가지기 위해 몇 년 전 좀 무리를 해서 모 스피커케이블을 주문했었습니다. 들어보고 막선이랑 별 차이가 없다는 걸 확인하려구요… 그런데 그 케이블이 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서 임시로 쓸 녀석을 찾고 있었는데 때마침 오이가 처음 나와 판매를 시작했었습니다. 그래서 임시로 쓸 요량으로 주문을 했는데 이게 중간에 시간이 좀 걸려 결국엔 원래 쓰려던 스피커케이블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그 케이블을 연결해 쓰고 있었고,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역시 케이블질은 돈질이야… 라고 생각해고 있었지요. 그러던 중 보니 오이에 대한 평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평이 좋아서 오호라 얼른 팔아야겠네~ 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러다 팔기전에 소리나 함 들어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연결을 했는데 소리가 썩 괜찮았습니다. 스테이징도 좀 넓어지고 무엇보다 은도금선이라는데 쏘지 않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들어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며칠동안 계속 걸어 두었지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 들어보니 스테이지가 확 커지고 음에 힘이 붙어서 정말 소리에서 윤기가 나더군요…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고 결국 그때부터 케이블도 소리에 변화를 준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었죠. 그 후 몇가지 스피커케이블들을 더 써 봤는데 저한테는 오이가 가장 좋았습니다. 그 이후 결국 RCA, XLR, 동축까지 모두 오이를 주문해서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이사도 하고 스피커도 바꾸고 나니 스피커랑 벽 사이의 공간이 좁아 기존의 오이 바나나 단자를 스피커에 연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단자를 바꿔야 하나? 이러고 있는데 네오복스에서 파가니니 MKII 케이블이 출시되었습니다. 단자가 권총단자이기도 하고 마침 바이와이어링도 궁금하기도 해서 사장님께 권총단자 크기 문의 후 바이와이어링 스피커케이블을 주문하였습니다. 아쉽게도 공제는 끝나고 구매 했습니다 ^^;;. 제가 제일 궁금했던 건 이 케이블이 얼마나 오이만큼 소리를 내어주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사장님은 오이보다 소리가 개선되었다고 하시나…^^;;
어쨌든 처음 연결하고 나서 들은 소리는 실망이었습니다. 좁게 뭉쳐진 소리, 힘빠진 소리, 메마른 소리였습니다. 그러나 일단 제가 들었던 기준이 오이였고, 또 에이징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우선 걸어두고 기다렸습니다. 역시나…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풀리더군요. 무대가 넓어지기 시작하면서 힘빠진 소리가 점점 살집이 붙고 메마른 소리에서 윤기가 흐르는 소리로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적어도 오이에 비해 떨어지지는 않는거 같고,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은선계열이라 그런지 특히 여성 보컬곡에서 장점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고음에서 좀 더 피치가 올라가고 단순한 고음이 아니라 살집이 붙은 고음이라 개인적으로는 좋아라 합니다. 제가 가끔 비교대상으로 쓰는 곡으로 나나무스꾸리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 (원곡은 사이먼과 가펑클입니다만 나나무스꾸리가 부른 것도 꽤 유명하죠)가 있습니다. 케이블이 잘 받쳐주지 않으면 나나무스꾸리 특유의 힘이 실린 소리가 잘 나지 않고 가라앉는데 역시나 소리를 잘 내어 줍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케이블은 거품이 많다고 합니다. 또 여기저기 말들도 많고 미사여구가 많아 혹하면 여기저기 휘둘릴 수 있죠. 그런 점에서 네오복스를 알게 된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적어도 케이블들은 고민할 게 없으니까요. 물론 제 성향과 케이블이 잘 맞는 것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경험상 탄탄한 케이블임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요약하자면 파가니니의 소리는 오이 이상은 된다. 성향은 광대역에 두텁고 윤기가 흐르는 소리, 귀가 피곤하지 않은 소리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에이징이 필요하니 처음 소리로만 판단해서는 않되고 시간을 좀 주어야 된다 입니다. 참고로 저는 네오복스 사장님과 일면식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