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필자의 메인 스피커는 에이리얼 어쿠어스틱 10T였다. 당시 카운터포인터 SA-220과 SA-3000프리 앰프와 매칭을 하였는데 가정에서 듣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사운드였다. 그 부담이란 저역 과잉을 두고 하는 말인데 한국주택 구조상(좁은 공간) 10T의 핵심은 어마무시한 저역을 어떻게 처리 하느냐였다. 상당한 공간을 필요로 한 스피커였는데 다행이도 당시 거실에서 부밍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대신 음악을 틀기전 아랫집 눈치를 살펴야 했다.
그로부터 10년후 얼마전 나는 에이리얼 어쿠어스틱 5B 북쉘프 한대를 받아 사용기를 작성하게 되었다.
5B에 사용된 1인치 티타늄 트위터는 노르웨어 시어스사에 특주한 유닛으로 보이는데 트위터 경우 현재 시어스사의 Excel이나 프레스티지 라인업을 보면 티타늄 재질의 유닛이 없는 것 으로 보아 시어스 트위터의 어느 모델을 개량 했다기 보다 에이리얼만을 위해 특주 된 유닛으로 생각 된다. 아니면 티타늄 트위터 제품이 단종 되었으나 아직도 특주를 받아 시어스가 공급을 하는 것 인지도 모르겠다.
우퍼 또한 덴마크의 비파사에서 특주된 유닛으로 마그네슘 합금 프레임에 촉촉해 보이는 여려겹의 직물을 압축하여 만든 유닛으로 티타늄 트위터와 이 우퍼의 조합은 상당히 이상적이다. 이것은 티타늄 트위터의 특성에서 나오는 단점을 커버 하듯. 소리를 들어보면 상당히 성공적인 조합이라는 것을 쉽게 알수가 있다. 직진성이 강하고 예리하고 딱딱해 질 수 있는 고역에 부드럽고 윤기 있는 중저역으로 커버하고 풀어지는 저역을 줄이기 위해 밀폐형 케비넷으로 설계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5B는 상당히 순도 높은 사운드가 재생 되는데 상당히 놀랍다. 소위 하이엔드 스피커라고 하면 값비싼 유닛과 부품 잘 짜여진 케비넷으로 물량공세를 앞세워 어필하기 마련이고 소비자는 여기에 현혹되기 쉽상인데 에이리얼 어쿠어스틱 5B는 이런 겉치레 같은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자신만들의 노하우로 아주 훌륭한 스피커를 만들어 내 그들의 스킬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드는 사운드인 것 이다.
케비넷이 MDF로 만들어 졌다고 하지만 이렇게 단단하고 원목에 가깝게 만들어진 케비넷은 사실 찾아 보기 힘들다. 중국 공장에서 OEM 생산을 하는 스피커들도 QC를 통해 품질이 아무리 좋아 졌다고 하지만, 원산지가 미국인 에이리얼의 퀄리티는 쉽게 따라가지는 못 할 것으로 보인다.
사운드
나는 스피커나 앰프를 테스트 할 때 기본적으로 틀어보는 샘플러 CD가 하나 있다. 많은 오디오 회사나 잡지사 들이 샘플러 시디를 내놓았지만 필자가 최고로 꼽는 샘플러 시디는 프랑스 스피커 제조사인 트라이앵글사에서 2002년에 내놓은 Musique - Triangle Electroacoustique 음반이다. 사실 2000년 중반 까지는 CDP를 주매체로 시디로 재생을 하였으나 이번에는 무손실음원으로 테스트를 하였다.
제일 먼저 틀어본곡은 7번 Track의 Shirley Horn 의 "The Man You Were" 인데 사실 이곡은 굉장히 낮은 베이스가 깔리는 음악인데 초보자들이 앰프의 구동력을 테스트 하기에 곡이기도 하다. 만일 앰프가 스피커의 우퍼를 제대로 핸들링 하지 못 하게 되면 엣지가 부르르 하고 떨리는 모습을 육안으로도 쉽게 관찰이 된다. 실제로 필자는 오래전 모니터오디오사에서 실버 S6 스피커를 국내에 출시 하였을때 뮤지컬피넬리티 신포니아 리미트 앰프를 매칭하여 이곡을 테스트 하였는데 깊은 저역이 나올 때 마다 우퍼의 엣지가 바르르 떠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피커 사용기에 왜 이곡으로 테스트 해봤냐고 묻는다면? 구동력이 떨어지는 앰프로는 스피커 성능을 제대로 이끌어 낼 수 없기 때문에 일종의 사전답사 같은 테스트를 했다고 보면 되겠다.
이곡은 위에 잠깐 언급한대로 앰프 구동력과 함께 스피커에서 낮게 깔리는 베이스의 저역대를 시험하기 좋은데 사실 북쉘프에서는 톨보이처럼 기대하기 힘든곡으로 에이리얼 어쿠어스틱 5B의 6인치 우퍼는 깊게 떨어지는 저역은 아니지만 상당히 부드럽고 질좋은 저역을 재생한다. 여기서 잠깐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한가지 밝혀둔다. 제조사의 우퍼 스펙을 보면 7.1" (180mm) cast magnesium alloy frame driver라고 되어있다. 180mm (7.1인치) 우퍼가 아닌가 하고 해석을 잘 못할수도 있는데 7.1인치 크기의 마그네슘 프레임에 우퍼가 장착 되어 있다는 것 이지 우퍼구경이 7.1인치는 아니라는 것 이다. 실제로 본인이 우퍼가 장착된 프레임을 줄자로 확인한바 지름은 정확하게 180mm였고 엣지를 포함한 우퍼의 자체 구경은 6인치였다
참고로 "The Man You Were" 이외에도 타악기의 저역을 테스트 하기 좋은곡으로 2번 Track의 Michal Portal의 Dockings이 있다.
다음으로 타격감과 공간감을 확인하기 위해 7번 Ttrack의 Claude Salmieri Les Tontons Makoude를 재생하였는데 이곡은 드럼과 북으로만 연주되는 곡으로 타격감과 악기의 위치가 입체감 있게 재생이 되는지 확인하기에 좋은곡 이다. 특히 이곡은 음상이 스피커 사이에 맺히는 것 뿐만 아니라 스피커 사이드에서 특정 악기의 소리가 명확하게 들려야 하는데 5B는 상당히 뛰어난 음상과 함께 탑심벌의 소리가 너무나 사실적으로 들려주어 마치 청취자 앞에서 드럼 연주자와 악기가 홀로그램처럼 펼쳐져 있는듯한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Anne Sophi Van oter의 Mazart – Voi Chi Sapete
Mazat의 Voi Chi Sapete는 너무나 유명해서 여러분도 잘 알 것이다. 5B에서 쏟아져 나오는 스웨덴 출신의 메조소프라노인 Anne Sophi Van oter의 보이스에 나는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메조로 낮은 음역대의 소프라노 이다 보니 하이톤의 보이스를 듣기는 힘들지만 5B의 티타늄 트위터와 우퍼에서 조화된 그녀의 보이스는 큰 감동으로 다가왔는데 이것이야 말로 하이엔드 수준이 아닌가? 하는 감탄사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에이리얼 어쿠어스틱 5B는
입체적 무대감과, 질감 밸런스 어디 하나 부족함이 특별하게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다. 이스피커에서 가장 큰 단점을 찾고자 한다면 북쉘프의 한계라고 하는 스케일 뿐이며 궂이 아쉬운 점을 찾아 내자면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의 질감은 아쉽게도 소너스파베르 같은 스피커를 따라가기는 힘들다는 것 이다. 그렇다고 고개를 갸우뚱 할 필요는 없다. Musique - Triangle Electroacoustique 9번 트랙에 수록된 Los Calchakis Gabriel Garcia Marquez을 들오보면 클래식 기타의 현의 울림은 아주 훌륭하며 기타의 프렛을 이동하는 손가락 끝의 움직임에 떨리는 기타현 소리를 아주 섬세하게 살려주기 때문이다.
요즘 값비싼 유닛과 값비싼 부품으로 하이엔드 시장의 문들 두드리는 업체들이 많다. 물론 값비싼 물건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그만한 댓가를 치루기 위해서는 좋을 소리를 들려줘야 한다. 반면 에이리얼의 5B는 값비싼 부품 대신 시어스와 비파에 특주한 유닛과 그들만의 노하우를 집결시켜 아주 훌륭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
사용된 유닛들을 보면 5B는 요즘 시대에 걸맞지 않게 뒷걸음질 한 스피커로 보이나 사실 현대적인 사운드를 품고 있으면서도 음악성을 잘 살린 사운드로 무장한 굉장히 영리한 스피커라는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