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빌렸습니다.
구입한 지 3년 정도.
내 주제엔 오래 사용했는데,
초기에 많이 듣고 가지고 놀걸 제외하곤, 막상 울려본 횟수는 얼마 안된다.
시간이 안나는 건 둘째치고, 큰 덩치탓에 구박 받는 통에,
평상시는 울려보지도 못하고 구석에 박혀 있는 중이지만.(궤짝2조 포함)
내보내기 싫어 듣지도 않고 보관 중 (일년에 10번 미만 듣는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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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형이라서 정전형이라서 리본형이라서 다르다라는 글은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들어보니 다른 무언가가 들리긴 하였으며,
그 다른 무언가가 들을수록 크게 느껴지긴 합니다.
그 다른 무엇은 정전형에 대해 말하는 리뷰나 사용기 글과도 일치하고요.
그렇다고 많이 다르진 않지만, 구분되는 항목들은 있습니다.
(많이 다르면 평판형과 인클루져형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잘못된 설계겠죠)
첫번째로.
인클루저가 없어서 뭔가 울림이 없습니다.
하여 좋게 말하면 군더더기가 없다해야할까..(반대급부로 호소력 있는 울림 등은 없습니다)
무언가 착색적인 느낌.. 어쩔 수 없이 발생되는 왜곡의 느낌이 없습니다.
두번째로.
셋팅이 잘 되었다는 전제하에.
저역이 방 전체를 뒤흔드는 느낌입니다.
어느 글에서 보니 이러한 형태는 방안 전체가 인클루저가 되는 구조라 하던데.
그 글을 봐서 그런지.. 공간 자체를 흔드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극저음을 매우 잘 묘사하며, 저음이라기보다는 몸으로 느껴지는 진동까지 표현합니다.
영화 인셉션 초기 꿈(=세계)가 붕괴되기전 균열이 발생하면서 세계에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며 이 진동이 점차 커지는데.. 이것이 매우 정확히 느껴지더군요.(정확한 진동의 느낌으로)
그리고 나서 제대로 붕괴되니,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무게감 있는 공포스런 저음이..
대구경 대용적 인클루저의 저음과는 다른게, 인클루저를 통한 저음은 질감 울림 등이 있는데, 순수한 진동의 저음 느낌이 훨씬 강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비트있는 저음의 힙합적인 쿵쿵대는 저음은 영 소질 없습니다.
부푼 저음이 아니라서 저음이 강조되야 좋게 들리는 음악에는 별로라 할 수 있습니다.
셋째로..
전대역 리본인 스피커라서인지..
청량감 있는 맑은 소리가 저역~고역까지 일체감 있게 들립니다.
어느 리본스피커 소리를 들어보면 상당히 오버스러운데(나 리본스피커야라고 과시하는 듯한),
엘락도 그렇고 피에가스피커도 그렇고 사실 고역 별로 오버스럽지 않죠.
이런 느낌의 소리입니다.(피에가의 소리에 가까운 듯 합니다)
사실.. 중고역 안좋은 스피커 없지만..
이 넘은 가까이서 근접해 들어도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맑은 소리가 경쾌하게 들립니다.
실제 이 스피커로 가장 좋은 배치는 토우인 잔뜩 주고 한가운데 있는 게 가장 좋게 들리죠.
이 때 소리의 투명함 순도, 하나하나의 음의 명징함 디테일은 정말 대단합니다.
넷째로.
1차 600hz 크로스오버..로
저역을 제외한 대부분을 하나의 유닛이 재생하여, 소리가 자연스럽습니다.
저역도 리본이고요.
다섯째로.
유닛이 매우 큽니다.
이 유닛의 중간 정도에서 들으면 몸 전체를 음이 감싸는 느낌을 받는데.
이 느낌이 대단히 특색 있습니다.
이 스피커는 절대로 음상이 크고 넉넉하게 잡히진 않지만,
음상의 빈약한 느낌따윈 절대 들지 않죠.
음의 바다에 빠진 느낌으로 외려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여섯째로 뻘사용기인데..
왜 뻘끌인지 설명하겠습니다.
써놓긴 초하이엔드처럼 써 놨지만..(전대역 투명하고 자연스러우며 저음 왕 깊당~~이면 초하이엔드 아닌감요?)
솔직히 그레이드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릅니다.
그냥 잘 셋팅했을 때 불만 없이 들을 수 있고 그걸 풀어설명하면 윗 설명이된다 정도.
그리고..
일반 스피커와 다른 점 설명한다고 해놓고 어찌보면 특징만 기술했는데..
인클루저가 없어 생기는 소리의 특징만이 확실한 차이겠죠.
이점도 매우 단단한 인클루저 채택한 스피커와 얼마나 다른 지 모르며,
잘 만들어진 고성능 쿨앤 클리어 북쉘프들 역시 인클루저의 공진 등에 의한
소리 왜곡이 별로 느껴지지 않죠.
일반 스피커와 다른 무언가를 콕 찝어 말하라면,
전체적으로 고음부터 저음까지 일체성 좋고
투명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부드러움이나 실키함과는 다릅니다.)
아마 같은 평면에서 중고음이 모두 나오는 장점으로 발생되는 효과일 것이라고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단순히 분석력 해석력 등으로 표현하기는 힘들고,
분석력 해상력 핀포인트 등은 일반 라우드스피커도 충분히 좋습니다.
이들과는 다른 자연스러움이 있긴 합니다. 물론 대신 빠지는 면도 있겠죠.
아포지는 esl-57같은 정전형 많이 비슷하지만 약간은 다른 소리라 하더군요.
정전형은 위에 기술한 측면이 더 강할 거라 생각됩니다.
[외국 블로거 글을 옮겨오면 기교(아마 전체적인 소리의 음색 및 질을 의미할 것으로 추측), 저역디테일, 음의 살집은 정전형스피커(어느 모델과 비교한지 모름) 대비 부족하지만, 손에 만질듯한 중고역의 실체감, 고역민감함은 낫다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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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으로..
셋팅이 무지하게 힘듭니다.
소리 양면방사..
잘 셋팅되면 정말 좋은 소리로 보답하지만, 그 좋은 소리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구형 아포지들과는 다르게..
앰프 전혀 안가립니다.
디지털앰프로 물려도.. 초극저음 다 재생합니다.
다만 대음량으로 울리긴 힘든 스피커입니다.
감도가 낮고, 과도한 대음량으로는 울려본 적 없지만, 대음량으로 듣긴 좋은 스피커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정전형 스피커는 고수일 수록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운영 자체가 어려운 면도 있겠지만, 소리가 강점이 있어서일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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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아포지 관련 글 썼다 지운 적이 있습니다.
너무 과장한 느낌이 있어, 지웠지만 본문보다 훨씬 가치있던 댓글들이 같이 지워졌었는데. 이 자리 빌려 사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