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어디다 써야하나 무척 망설였는데, 다행히! 이런 분위기로 흘러가는군요 --;;
86년인가.. 에 녹음된, 쇼팽 피아노협주곡1/2악장 알범이 있었습니다. NHK 와의 협연이었고, 당시 부닌은 쇼팽콩쿨을 막 우승한 20세의 피아니스트 던 시절...
이 앨범을 테입으로 선물받았는데, 친구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듣고, 또듣고, 또듣고.. 이걸 더 잘 듣기 위해 오디오도 시작했었습니다.
듣고 듣다보니 테입이 늘어나고, 당시 CD 로 구해보려 하였으나 지방에서는 무리였습니다. 테입 3개를 어렵게 음반사 사장님 졸라서 구해서 계속 들었습니다.
오디오 시스템을 구한 해, 한참 혈기왕성한 21살이었습니다. 전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집으로 유인해서...... 이 앨범을 들려줬습니다. 시큰둥 한 표정이면 다시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30이 되기까지 여친하나 없이 지냈습니다.
부닌을 이해하지 못하면 제 여자가 될 자격이 없었죠.
(농담인거 아시죠?)
10년동안 들으니.. 결국 다 늘어나고 말았습니다. 아, 그중 한개는 여자에게 고백할때 선물로 넣었군요. 내가 미쳤지.. 절대반지가 모르도르의 용암속으로 떨어진거죠.
어쩌면 지금 와이프랑 결혼할 수 있었던것도, 와이프에게 이 테입을 들려줄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하나까지 다 늘어나버리고, 이젠 들을수가 없습니다. 물론 듣지 않아도 머리속에서 잔향 하나까지 재생할 수 있지만, 와이프와 함께 듣고 싶습니다.
가지고 계신분, 제발 도와주세요. CD 버젼이며 좋겠습니다.
LP 를 구하게 된다면, 이 앨범을 듣기 위해 턴테이블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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