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어체는 생략하는 점 이해바랍니다 ^^
오디오에 대한 열정을 이어온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그간 거쳐간 기기들이 소스기 앰프 및 스피커를 합치니 75가지나 된다. 고수들이 보기에는 '아직 멀었군' 일수도 있고 입문자들이 보기에는 '우와~' 라고 할 수도 있는 숫자인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뭔가 오디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다만 완전 초보는 벗어난 정도이고 여전히 들어야할 소리와 사용해보고 싶은 기기들이 많다는 것이다. 나는 무턱대고 겸손한 것은 오히려 잘난척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남들이 볼 때 고수 수준인데 자긴 초보라는 말은 그닥 겸손한 느낌은 아니다. 내 자신을 정확하게 진단한다면 (물론 내 자신이 내리는 평가지만) 완전초보는 벗어났고 초보에서 중수로 가는 길목이 아닐까 생각된다. 뭐... 말해놓고 보니 조금 낯부끄럽긴 하다 ^^;
적지 않은 스피커와 앰프, 그리고 소스기를 매칭해보며 놀았는데 많은 사용기를 보면 사용한 선재에 대해서도 밝히는데 나는 아직까지 선재에 대해서 재미를 못봤다. 딱 하나...PS오디오 프리미어SC 파워케이블, 두 개가 있는데 진품으로 하나, 그리고 나머지는 가품인 것 같은데 진품은 확실히 소리에 붙는 힘이 달라진다. 가품은 확실하게 성향 파악이 어렵다. 즉 확실하게 다가오는 것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다. 인터케이블도 QED의 최상급 선이 있는데 선재를 바꿔가며 비교를 해보지 않아서 어쩐지는 모르겠다. 암튼 매우 좋은 소리를 들려주니까 굳이 바꿔보고 싶지가 않아서라는 이유가 맞겠다.
오늘은 내가 가진 많은 기기들 중에 다인오디오 포커스 160과 심오디오 CD5.3RS, i5.3RS와의 매칭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보통 심오디오와 PMC의 매칭을 많이들 추천하는데 내가 가진 PMC Twenty 22와의 매칭은 매우 인상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세팅을 제대로 하고 들은 것은 아니어서 나중에 다시 제대로 하면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에 덴센B110+를 내보냈는데 덴센과의 매칭이 좋았던 스픽이 다인과 비엔나 였는데 막상 심오디오와 매칭시키려니 뭘 해야할까 살짝 고민이 되었다. 다인포커스 160과 네임 72/140/하이캡을 붙혀봤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소리가 첨엔 나온다 싶더니 나중에는 뭔지 모를 답답함이 느껴졌다. 심오디오에 붙혔더니 소리가 시원하게 잘 나온다.
다인포커스160은 다인중에서 올라운드적인 스피커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우리가 다인오디오의 스피커를 사면서 어떤 사운드를 기대하게 될까?
다이나믹하고 진득하면서도 다인특유의 착색으로 농밀한 느낌을 전달해주는 사운드.
적어도 내가 다인에 기대하는 것은 위와 같다.
처음 오디오 입문해서 멋도 모를때 신품으로 다인X16을 들이고서는 매우 만족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팝과 가요들을때는 참 좋은데 클래식에는 뭔가 아쉬웠다. 그도 그럴 수 밖에... 멋도 모르고 그냥 골랐던 마란츠 Ki Pearl Lite 신품을 사서 그냥 매칭을 시켰으니 그닥 좋은 소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으나 그 때는 그게 좋은 줄 알았다. 다인X16이 나의 와싸다 장터거래 최초의 기기이다. 당시 구매하신분의 성함도 기억이 난다. 제주도 분이었는데 댓글에서 자주 뵙는 분이다.
암튼 X16을 보내면서 나중에 다인 상급기를 들이리라 생각하고 있던참에 다인포커스 160 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디자인이 참 맘에 들었다. 로즈우드 색상에 눌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트위터 유닛, 그리고 단단한 인클로져와 뛰어난 마감. 그냥 소유하고 싶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런데 소리는 의외다. 다인특유의 소리가 살아있으면서도 올라운드 적이다.
나는 올라운드적인 기기는 별로 안좋아한다. 그런데 다인에서 올라운드 적인 느낌을 받을 줄은 몰랐다. 저역도 상당히 많다. 스탠드에 스파이크 없이 올려놓으니 부밍이 나길래 스파이크를 붙혀줬더니 딱 알맞은 저음이 나오지만 그래도 많은 저음이다.
심오디오 5.3 세트가 저음은 조여주는 스타일이다 보니 매칭이 잘 맞는것 같다.
클래식을 주로 듣고 가끔 가요를 듣는데 두루두루 잘 울려주는 것 같다. 아직 신품기도 가시지 않은 스피커라서 제대로 에이징을 한 후가 기대된다.
그냥 잠시 거쳐갈 수도 있는 스피커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쓸수록 정이가고 맘에 든다.
역시 스피커든 앰프든 예뻐야한다.
사진을 보면 PMC가 좀 푸대접을 받는 느낌인데 다인포커스 160을 진득하게 들어보기 위해 다인에게 더 좋은 대접을 해주었다. 발란스도 잘맞고 딱히 크게 아쉬운 부분이 없다. 톨보이가 아니기에 깊고 깊은 저음은 기대할 수 없지만 충분한 양감에 질좋은 저음이기에 만족스럽다. 얼마나 더 나와 함께 할런지는 알 수 없지만 되도록 오래 들어보려한다. 현재 보유중인 스피커들은 다들 맘에 들어서 에이징 팍팍 시키면서 오래듣고 싶다.
바꿈질을 하는 이유가 뭘까. 뭔가 마음에 안들어서라기 보다는 다른 기기가 궁금해서이다. 정말 안좋은 기기들도 있겠지만 아마 다들 경제적 여유와 공간이 허락한다면 여러가지 음색으로 몇가지 세트를 갖추고 싶어하지 않을까. 적어도 와싸다에 들락날락하며 장터와 게시판을 하루에 열 번 이상씩 클릭해서 보는 분들은 내맘에 공감할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앞으로도 나에게 허락된 경제적 여유와 공간이 다 할때까지 열심히 바꿈질 혹은 추가로 들이는 즐거운 취미를 계속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