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장터에 구하려던 물건이 나와서 판매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노인분이셨던거 같은데..
낮에는 시간이 어려워 저녁에 찾아 가기로 약속을 했는데요.
통화 하면서도 기분이 과히 좋치는 않았습니다.
왜 그런 기분 있잖아요... 누가 파는 사람이고 사는 사람인지는 모르겠는.. 그런 느낌.
최소한 상거래인데도... 매우 귀찮다는 듯한 통화 목소리.
마치.. 이 물건은 인기가 좋아 살려면 사고 말려면 말아라..
너 아니더라도 살사람 많다... 하는 그런 뉘앙스. (물론 사실 그렇치만 그렇게 티를 내시네요.)
장터거래를 자주하는 편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늘 즐겁게 통화하고 물어보면 자세히 설명해주고... 그랬던 과거경험과는 전혀 다른 처음 느껴보는 불쾌감.
그렇다고 제가 귀찮게 물어 본 것도 없습니다. 말이 많은 편도 아니구요. 딱 2가지. 상태는? 수리경력은? 그리곤... 약속시간. 통화시간 총 1분정도.
그날 조금 일정이 빡빡했는데.. 물건을 구하기 위해 일정을 취소하니 시간여유가 생겨 좀더 일찍 판매자분 집근처로 갔습니다.
마침 그동네에 제 친한 친구가 살고 있어서 친구 얼굴도 보고 차나 한잔 하고 노닥거리다 구매를 하려구요.
그리고 약속시간 쯤에 전화를 했었지요. 근처라고...
그런데..
그런데..
팔았답니다.
이게 웬?
아니 약속을 했는데 어떻게 그러시냐고.. 물으니..
약속을 어기면 자기만 손해가 아니냐.. 그래서 먼저 온사람에게 팔았다... 하시더라고요.
으악? 이게 요즘 소위 말하는 멘붕상태?
제가 어릴 적부터 노인공경 사상이 철저하기에..
뭐라 얘기도 못하겠고... 또 황당해서 할말도 없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장터거래에서 많이 당하셨나? 아니면...
하도 치열하게 사셔서 그런게 아닐까..하구요.
아니 그렇게 못믿으시면... 기타 조건을 미리 얘길 해주시던가...
몇일도 아니고 꼴랑 몇시간 차이인데... 상대방의 불괘함을 주면서 까지도 먼저 팔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옆에 있던 친구가..
자기도 예전에 장터거래 약속했었는데..
먼저 돈주겠다고 한사람에게 먼저 팔고...
불과 몇시간 후인 자기와의 약속은 일방적으로 약속 파기해서...
(우연히 친구와 먼저 사간 사람과는 같은 모임사람. 더 웃긴건 나중에 알고보니 판매자가 예전에 어떤 단체에서 봤던 사람이라네요... )
세상이 뭐 이렇게 변했냐며... 세상 정말 각박하다는 둥..
가증스런 넘이라는 둥...
친구가 터프가이라 왠만하면 화를 내지 않는 편이지만 그일로는 엄청 열받아 했었다는데...
제 경우를 보고는..
자기는 그나마 약속장소까지 가서 바람맞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라네요.
우연히 게시판에서 다른 분의 비슷한 경우의 글을 보다 보니... 생각나서 적어 봤습니다.
다른 분의 글을 보면서도 참 열받네요..
그러면서 서서히 변해가는 건가요?
아님 업자들이 많아져서 먼저한 약속보다는..
먼저 돈 보내주는게 우선인 장터문화로 변한걸까요?
아님 양다리 거래, 이게 대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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