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역이 강하여 귀가 피곤하다
저역이 넘쳐 부밍이 발생한다
저역이 빈약하다
밸런스가 맞지 않아 일어나는 주된 문제들입니다.
이럴 때, 우선적으로 소스, 앰프, 스피커, 케이블 중 어느 것이 문제인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소한의 투자 및 수고로움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죠.
어떤 이는 앰프, 어떤이는 케이블 등으로 해결을 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는 청취공간을 바꾸든지, 아니면 스피커를 교체하든지 둘 중에 하나로 해결을 보는 것이 바람직하며, 애먼 소스, 앰프, 케이블로 해 보려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설명드려봅니다.
1. 첫째 이유
소스나 앰프는 주파수특성이 스피커에 비해 대단히 평탄합니다.
따라서, 어떤 소스든 앰프든 서로간의 밸런스 편차는 낮습니다.
그러나, 스피커는 종류마다 밸런스 편차가 대단히 큽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문제의 해결점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답이 나옵니다.
2. 둘째 이유
소리는 공간의 영향을 받으므로, 청취환경에 따라 밸런스는 많이 달라집니다.
1) 청취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고역이 적어집니다.
고역은 저역대비 같은 음압에서 에너지가 훨씬 약합니다.
소리는 공기를 진동시킴으로 전진하는데, 그 일부는 공기의 저항을 받아 열에너지로 변환되어 소멸됩니다.
그리고 그 저항의 영향을 받는 정도는 에너지가 약한 고역대일수록 커집니다.
하나는 무겁고 하나는 가벼운 두 개의 공을 똑같은 속도로 날릴 때, 어느 공이 더 멀리 날아갈까요...
그렇기에, 먼 거리에서 청취토록 고안된 대형기일 수록 고역이 강하게 튜닝되어 니어필드에서는 귀가 피곤하게 됩니다.
비록 대형기가 아니더라도 우퍼 여러개 박은 톨보이들이 있는데 이를 만만히 봐서는 안됩니다. 우퍼를 다발로 사용한 것은 한계출력을 높이기 위함이며, 이는 곧 큰 공간에서의 청음을 염두해 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쓰는 스피커는 몇 미터 전방에서 청취해야 밸런스가 맞도록 설계된 것일까요?
2) 청취공간이 커짐에 따라 저역이 적어집니다.
음파는 주파수가 낮을수록 방향성이 없이 사방으로 굴절됩니다.
따라서, 청취위치에서 듣는 저역의 대부분은 반사음입니다.
그리고 청취위치에 도달하는 반사음은 청취공간이 넓을수록 적어집니다.
따라서, 청취공간이 커질수록 저역의 양이 적어집니다.
그렇기에, 방에서는 빵빵하던 북쉘프가 거실로 나오면 허해지죠.
그렇다면, 내가 쓰는 스피커는 어떤 크기의 공간에서 청취해야 밸런스가 맞도록 설계된 것일까요?
3) 주파수대역과 진동판 면적에 따라 거리별 음압감쇄율이 달라집니다.
진동판 면적이 클수록 면음원에 가까워지는데, 면음원은 이론상으로 거리가 멀어지더라도 음압이 감쇄되지 않습니다.
진동판 면적이 작을수록 점음원에 가까워지는데, 점음원은 이론상으로 거리가 두배 멀어질 때마다 6dB씩 감쇄됩니다.
그리고, 같은 진동판 면적일 때, 저주파일 수록 점음원에 가깝고, 고주파일 수록 면음원에 가까워집니다.
이렇듯 거리에 따라 대단히 복잡한 변수가 발생하며, 주파수특성은 거리에 따라 들쭉날쭉 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내가 쓰는 스피커는 몇 미터 전방에서 청취해야 밸런스가 맞도록 설계된 것일까요?
3. 셋째 이유
등청감곡선에 따라 사람은 음량이 커질 수록 고음과 저음에 대한 감도가 증가합니다.
따라서 소음량시는 중역이 도톰하게 들리고 대음량시에는 중역이 꺼지게 들립니다.
그렇다면, 내가 쓰는 스피커는 몇 데시벨의 음량에서 밸런스가 맞도록 설계된 것일까요?
따라서, 스피커마다 최적의 청취공간과 청취거리와 청취음량이 있게 되는데,
그 최적과 벗어나면 당연히 밸런스는 틀어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원인은 정작 여기에 있는데, 이걸 애먼 소스나 앰프 교체로 해보려니 어려운 것입니다.
케이블이라면 더욱 말할 것도 없지요...
따라서, 결론을 부언하면, 이는 청취공간을 바꾸든지, 아니면 스피커를 교체하든지 둘 중에 하나로 해결을 보는 것이 바람직하며, 애먼 소스, 앰프, 케이블로 해 보려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대형기를 좁은 방에 들여놓고, 저역이 넘치네, 귀가 피곤하네 하며, 앰프를 업하여 보다 우퍼를 꽉 잡아주면 해결될까.. 이런 고민을 하고...
북쉘프를 거실에다 놓고, 저역 뽑아보겠다고 메머드급 파워를 갖다 붙이는 모습들을 봅니다.
뭐, 단순히 재미로 한다면야 뭘 하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마는...
뭐든 물리법칙을 벗어나면 무리를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부자연스러워지기 마련입니다.
스피커와 청취환경간에 매칭을 찾는 것이, 소스/앰프/스피커간에 매칭을 찾는 것 보다 훨씬 현명하고 효율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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