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빈티지 스피커를 구했습니다.
JBL 4345 스피커 오리지널입니다. 어려서 지인의 댁에서 들은 후 언젠가 저 스피커를 들이고 말리라고 결심했지만 막상 구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30년도 더 된 스피커라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고 여기저기 깨져 나갔지만
다행히도 우퍼의 콘지들은 오리지널입니다.
엣지를 교체하기 위해 18인치 유닛을 들어내니 수십년 묵은 먼지와 거미줄들이 얼켜 있군요.
네트워크도 수십년의 먼지가 고스란히 쌓여 있어서 살살 털어내고
이베이에서 18인치, 10인치 우퍼 엣지들을 주문해서 교체했습니다.
거실 공간이 대구경 우퍼에서 쏟아져 나오는 저음으로 진동합니다.
하이페츠의 샤콘느를 틀어주니 쇳소리가 나던 바이얼린이 다소 과장된 녹음 덕에
하이페츠가 귀에 대고나 들었을법한 진동판의 울림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과거 JBL의 43 시리즈들이 일본에 들어가 가정용으로 팔리자 JBL의 수석엔지니어가
황당하다는듯 웃었다지요. 넓은 스튜디오에서 사용될 스피커들이 5평 가정집에 사용되다니 하면서요.
하지만 실제 가정에 방문해서 소리를 들어보고 문을 다물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미국에는 거의 판매되지 않았지만 43 시리즈의 명성은 역으로 퍼졌고 전세계적으로
매니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4350, 4345, 4344, 4343 등의 모델이 있지만 전문 음향인들은 4345를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위 모델들을 서로 다른 장소에서 들어봤지만 4345가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것이
오디오쟁이의 소질이 있었나 봅니다.
어떻게 세워놔도 음상은 중심에 모이고 음장감은 거실을 가득 채웁니다.
실내악이 실내악의 공간이
교향곡이면 컨서트홀의 분위기가 펼쳐지는 것이 빈티지 명기는 이런 것이구나 하는 모범을 일깨워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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